변덕스런 날씨와 건강
변덕스런 날씨와 건강
  • 김진태
  • 승인 2015.03.22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랫동안 지구 상에는 물리적인 환경변화는 물론, 이와 밀접한 상관성을 가졌던 생명들이 인류문명과 더불어 명망성쇠를 거듭하였다. 지질학적 구분에 따라 지구 상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탄생하고 사라져갔음을 과학적 증거에 근거하여 유추할 수 있다. 자연생태계의 약육강식이라는 생존본능을 위한 치열한 경쟁과 번식이라는 과정에는 환경변화와의 적절한 대응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주변 여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생물종들은 오랫동안 번성했다 하더라도 한순간에 스러지고 그때까지 열세에 처했던 생물종들이 갑자기 우점종으로 등장하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생물종들이 번성하거나 멸종하는 과정에 인류가 등장하고 문명이라는 차별화된 삶을 영위하면서 자연생태계에서 인류의 위치는 매우 독특하고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문화와 도구사용은 여타 생물종들이 전혀 접할 수 없었던 것이고 이러한 차별성은 불리한 생물조건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지구상에서 번성하고 세력을 넓혀가는 장점이 된 것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상위 포식자의 위치를 점한다는 것은 곧 다른 종과의 경쟁에서 훨씬 유리하고 안전한 생명력을 우선적으로 보장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류의 번성에서 식량확보와 건강이라는 문제가 집단정착생활을 하면서 등장하였다. 개별적인 생활에서는 전염병이나 개인의 질병이 다른 개체에게 영향을 크게 주지 않지만, 집단생활에서는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고고학적 발굴현장에서 종종 충치를 비롯해서 관절염이나 골절을 치료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흔적이 있는 유골을 볼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이외에 음식물을 통한 기생충이나 질병감염 흔적들도 보고되기도 한다. 원시시대이래 지금과 유사한 질환들로 인한 고통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인류의 건강이라는 문제는 개인의 건강이 바탕을 이루고, 사회성 동물이라는 인간사회에 영향을 주며 지역적, 인종적 차이를 감안할 때 전지구적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현대문명의 발달로 인해 질병의 확산과 파급력은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사스와 에볼라처럼 치명적인 전염성을 가진 질병이나 에이즈, 결핵처럼 장기적이고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질병들도 있다. 문화적 요인에 의한 질병도 있지만 대부분 생활환경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에서 소중한 생명들이 위협을 받는 것은 전쟁보다는 물 부족이나 식량부족으로 인한 기근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고 이런 여건에서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농작물 수확감소, 수온상승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 황사와 미세먼지 발생, 강설 및 강우일수 감소로 인한 강수량 감소 등 여러 가지 환경변화 요인들이 있다. 매년 반복되는 것임에도 우려하는 것은 그 빈도와 정도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베리아 동토지역이 녹고 빙하가 녹으면서 아프리카는 더욱 건조해지고 이런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전주 근방에서 파인애플과 바나나, 감귤이 본격적으로 생산될 날이 머지않다는 예상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생산층 연령의 감소로 사회복지와 부양에 대한 부담증가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들이 넘치고 있다. 더구나 청년층의 취업포기, 결혼포기로 인한 출산율 최저국가에 속하는 현실은 한층 암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가면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건강하고 장수하려는 희망은 누구에게나 강렬한 것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아무리 변덕을 부리는 봄철일지라도 말이다.

 환절기에는 건강에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노령화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질환으로 고생하는 경우들도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질병으로 인해 주변사람들이나 집단과 지역경쟁력이 고통받고 약화한다면 개인위생과 공중위생에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개인의 면역체계는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수면이나 음식에 의한 갑작스런 생활 변화, 눈 오고 비 오는 날씨의 변화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굳건하게 생존해온 인류의 저력은 개인의 건강이고 집단의 건강이었다. 전라북도민 개개인이 변덕스런 날씨에 건강 잃지 않고 입맛과 건강 잘 챙길 수 있는 활기차고 화창한 봄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진태<전북보건환경연구원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