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는 눈먼 돈, 누가 지키나?
아파트 관리비는 눈먼 돈, 누가 지키나?
  • 한기택
  • 승인 2015.03.2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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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관리비는 눈먼 돈’이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필자는 한 아파트 신문에 전국적인 칼럼을 써오고 있는데, 지역 이야기가 아닌 전국의 아파트 현황과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글을 써본다.

 전국의 아파트 가구 수가 전체 가구 수의 60% 정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하여 아파트 비리도 늘어나고 민원 또한 날로 증가함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비리고발센터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만드는 등 행정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비리는 근절되지 못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국토교통부 비리고발센터에 지난해 3개월 동안에 접수된 220건을 유형별로 보면 ▶회계운영의 부적정이 79건(35%), ▶공사 불법계약 등 사업자 선정 지침 위반 73건(33%),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운영 부적정 30건(14%), ▶하자 처리 부적절 13건(6%), ▶정보공개 거부 9건(4%), ▶감리 부적절 8건(4%). 기타 8건(4%) 순으로 나타났으며, 경남도의 경우에 23개 아파트 단지 감사에서 적발 건수가 122건으로 한 곳당 평균 5.3건이었으며 입주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은 73건에 금액으로는 무려 18억1320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관리비가 줄줄 새고 있었다는 뉴스를 보면 전북도 예외라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아파트비리의 근원은 입주민들의 무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된다. 집주인들이 똑똑하고 강하게 비리를 없애려고 하나로 뭉치면 된다.

 그 첫 걸음은 동대표를 잘 선출하는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국회처럼 아파트의 중요한 일을 심의·의결하는 아파트에서는 제일 중요한 기관이다. 그런데 이 기구가 흔들리고 편향적으로 운영되면 아파트 관리와 비리는 춤을 출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에게 돈으로, 관리비 증가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앞의 감사 분석에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운영 부적정 30건(14%)】이라는 지적과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치고 입주민들의 동의까지 받은 관리규약을 임의 수정한 것과 장기수선계획 없이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한 것 등으로 입주자대표회장이 해임된 판례가 있는 것을 보면 입주자대표회의를 신뢰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관리비가 많은 것을, 아파트 비리가 있는 것을,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가 앞장서서 해결해 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요즈음 집주인인, 입주민들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와 뉴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른 아파트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관리비, 입찰 가격 등을 비교해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일에 선뜻 나서기 쉬운 일은 아니다. 김 부선 씨처럼 아파트 투사로 나서서 일하다 보면 ‘왕따’는 기본이고 폭력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고 하니 누가 감히 큰돈이 오가는 아파트 일에 나서겠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행정이 도와주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행정은 ‘두루뭉술’,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행정’을 펼치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비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입주민들이 국민권익위나 국토교통부 비리고발센터에 민원을 내면 해당 지자체로 내려 보내는 ‘뺑뺑이 행정’을 지양하고 책임행정을 펼치기 위해 도청이나 도의회에 비리고발센터를 만들어야 하고 도청이 주관하여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과 감사와 관리소장들의 연찬회를 실시하여 사명의식을 높여야 하며, 전문지식이 부족한 입주자대표회의가 장기수선계획과 각종 시설계획을 만들고 큰 공사를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계획을 세울 때에 도청의 지원자문단의 자문을 받도록 하고 ○억 원 이상 공사 입찰시 자문을 의무화하고 공사 비리를 줄이기 위해 조달청 이용을 적극 권장해야 하며, 민간인 지원 감사단을 만들어서 정기, 수시감사를 법제화해야 한다.

 아파트 관리비 눈먼 돈을 줄이려면 입주자대표회의의 양심적인 운영, 관리사무소의 이익추구 욕심의 축소, 행정의 엄격하고 강력한 지도, 입주민들의 주인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에 아파트 비리를 줄이고 행복한 아파트가 될 수 있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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