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불양수(海不讓水), 인사탕평 절실하다
해불양수(海不讓水), 인사탕평 절실하다
  • 강동원
  • 승인 2015.03.19 16: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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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여가 지나가고 있다. 기대도 상당했으나 지금은 실망이 더 크다.

 수많은 공약들을 약속했고, 창조경제와 국민통합을 내세웠지만 온데간데없다. 철석같이 했던 약속을 마치 헌신짝 버리는 듯하다고 비판이 거세다. 대단한 기세로 출범한 현 정권의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 세금폭탄, 전세대란으로 서민생활이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에 대한 여론이 좋을 리 만무하다. 지지기반마저 흔들린다. 부자동네 강남과 노·장년층에서도 서슴없이 불평과 비난을 망설이지 않는다. 예로부터 ‘소금이 쉰다’라는 말이 있다. 철석같이 믿었던 것이 뜻밖의 탈이 생길 수도 있음을 이르는 뜻이다.

 예로부터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했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하에서는 이런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현 정권의 인사는 참사수준이었다. 자질과 도덕성이 부족한 부적격인사들을 연속적으로 추천했다가 낙마가 이어졌다. 총리후보자가 연속해서 2차례나 낙마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장관후보자도 위장전입, 탈세, 부동산투기, 병역 등 수없는 도덕성 결함이 드러났다. 하자 있는 인사의 천거나 발탁뿐이 아니다. 편중인사가 도를 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탕평’이라는 화두를 내세웠었다. 대선후보 수락 선언문에서 모든 공직에 대탕평 인사를 할 것을 약속했다. 올해 신년회견에서도 “능력과 도덕성이 인사의 최우선”이라며 “특정지역 특혜는 말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탕평인사와는 달리 현 정부의 인사는 지역과 계파색이 짙다. 의전서열 10위까지 11명 중 8명이 영남출신인데 반해 호남출신은 1명에 불과하다. 차관급 이상 고위직 132명의 출신지도 영남이 49명으로 37.1%를 차지하고 있다. 호남출신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21명이다. 5대 권력기관이라 꼽히는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의 장은 모두 영남 출신이다.

 조선시대 영조는 한쪽 당파의 사람을 등용하면 다른 당파의 인물을 견제할 수 있는 자리에 기용했다. 예컨대 영의정이 노론이면 좌의정은 소론에서 임명되었고, 이조판서가 소론이면 참판·참의는 노론이 기용되었다. 이른바 ‘쌍거호대(雙擧護對)’다. 영조의 뒤를 이은 정조는 한발 더 나아가 출신성분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였다. 이것이 조선시대 황금기로 손꼽히는 영ㆍ정조 시대의 인사원칙인 ‘탕평책’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인사탕평책은 중요하다.

 그만큼 균형있는 고른 인사는 화합과 국가발전에 중요하다. 하지만, 현 정부의 지역편중 인사는 도가 지나치다. 국민대통합은커녕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고 있다. 국민화합을 저해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가기관의 주요 요직에 자기 사람 심기 일색이다. 특히 특정지역 위주 인사를 통한 국정운영은 위태롭다. 대통령 직속으로 국민대통합추진위원회 설치가 무색할 정도다.

 아무튼, 현 정권의 인사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먼저 바른말을 못하고 눈과 귀를 가리는 인사를 멀리해야 한다.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탕평인사를 단행하여야 한다. 측근중심의 제 식구 챙기기식, 논공행상식 인사를 해선 안 된다. 요직인사를 떡 나눠주듯 쉽게 해선 안 된다. 더 이상 수첩인사라는 조롱이 없기를 기대한다. 특정지역 출신위주의 인사를 중단해야 한다. 국민대통합, 인사대탕평 등 지금까지 쏟아낸 무수히 많은 말들을 되새겨 보기를 기대한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이 있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을 차별 않고 포용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더 이상 호남에 대한 인사차별과 홀대가 없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강동원<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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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2015-03-24 08:53:49
상도집권 반세기에 반민 반통- 종미 숭일- 반대파 종북 덮어씌우기-언론장악- 끼리끼리 독식으로-국방에까지 비리천지를 만들었는데도 표 주는 국민들의 생각은?
남은건 언제 국호를 명실상부한 '상도제국" 으로 변경 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