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435> 대단한 음녀들이 아닌가
평설 금병매 <435> 대단한 음녀들이 아닌가
  • <최정주 글>
  • 승인 2015.03.19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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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맞바람이 불다 <19>

 미앙생이 장굉을 불러냈다.

“너 시장에 가서 좋은 술과 안주를 몇 가지 사가지고 와야겠구나. 고기는 물론 과일도 있는대로 여러 가지를 사오거라. 법당 뒷길로 한 식경 쯤 올라오면 작은 암자가 있다. 내가 여기에 없으면 거기로 오너라.”

장굉에서 이르고 미앙생이 얼른 법당 뒤로 돌아갔다. 작은 소롯길을 두 여자는 벌써 저만큼 올라가고 있었다. 키가 조금 큰 여자가 걸음이 늦은지 댓 걸음 쯤 뒤쳐져 가고 있었다.

“부인, 부인. 저 좀 보시지요.” 미앙생이 춘화첩을 꺼내어 흔들며 불렀다.

여자가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보며 기다렸다. 앞서 가던 여자까지 멈추어 서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부인, 이것을 떨어뜨리고 가셨습니다.” 미앙생이 춘화첩을 내밀었다. 남자와 여자가 부등켜 안고 즐거움에 어쩔 줄 몰라하는 그림이 그려진 부분이었다. 
 
그것은 미앙생으로서는 대단한 용기였다. 여자들한테 뺨을 맞던지, 아니면 의외로 일을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이었다. 여자가 땡초의 말대로 정말 쉬운 여자가 아니면 뺨을 때릴 것이고, 색탐이 많은 여자라면 얼굴을 붉히며 숨을 할딱일 것이었다.
 
“제 것이 아닌데요.” 
 
“그래요. 분명 두 분이 가시고 난 다음에 이것이 길에 떨어져 있었는데요. 하면 앞에 가신느 분인 것이 분명합니다.”
 
미앙생이 앞 쪽의 여자를 향해 걸어갔다. 키 큰 여자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따라왔다.
 
“부인, 이것을 떨어뜨렸지요? 확인해 보십시오.”
 
미앙생이 키 작은 여자의 눈 밑에 춘화첩을 펼쳐 한 장 한 장 넘기며 보여 주었다. 키 큰 여자도 어느새 다가와 들여다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두 여자에게서는 색정의 냄새가 얼핏 풍겨나오고 있었다. 정숙한 여인에게서는 결코 맡을 수 없는, 남자의 물건을 받아들인 여자가 즐거움에 못견뎌할 때 내풍기던 그런 냄새였다.
 
‘흐흐흐, 알고보니 대단한 음녀들이 아닌가.’
 
속으로 웃으며 미앙생이 춘화첩을 넘겨 나갔다. 남자는 옷을 벗은 채 서 있었고, 다리 사이에는 벌거벗은 여자가 누워있는 모습을 넘기며 미앙생이 여자들의 눈치를 흘끔 살폈다. 미상불 여자들도 춘화첩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들 것이 아니라면서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었다.
 
미앙생이 다음장으로 넘겼다. 이번에는 벌거벗은 여자가 애절한 눈빛으로 남자의 물건을 올려다 보며 누워있고, 여자 위에 남자가 거대한 물건을 늘어뜨린 채 막 삽입을 하려는 찰나의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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