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산의 한국사 이야기] 독섬
[권익산의 한국사 이야기] 독섬
  • 권익산
  • 승인 2015.03.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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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떨어진 우리나라 동쪽 끝 섬은 언제부터 독도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을까? 외로운 섬이라는 뜻의 독도(獨島)는 동해바다 멀리 외로이 솟아 있어서 붙인 이름일까?

  독도의 옛 이름은 우산도였다. 우르뫼에서 유래한 우산도라는 이름은 조선시대까지 독도를 가리키는 명칭이었다.

  조선에 근대화의 물결이 밀려오던 1883년 이후 독도 명칭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우산도가 아니라 돌로 된 섬이라는 뜻의 ‘독섬’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을 한자로 적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돌’의 의미를 차용해서 석도(石島)라고 하였다가 나중에는 발음을 따서 독도로 불렀다. 그런데 돌을 ‘독’이라고 하는 것은 전라도 사람들이다.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에 어떻게 전라도 사투리에서 유래한 이름이 붙었을까?

  1881년 일본인 7명이 몰래 울릉도에 들어와 나무를 벌채하려다 발각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고종은 이규원을 보내 상황을 조사하도록 하였다. 이규원은 보고서에서 울릉도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꽉 들어차서 하루 종일 걸어도 햇빛을 볼수 없을 정도이다. 울릉도에는 이미 여러 도의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데, 그중 호남인이 가장 많았다. 호남인들은 주로 배 만드는 일이나 미역, 전복 따는 일을 하였고, 다른 지역 사람들은 주로 약초 캐는 일을 하였다.”

 이규원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선 정부는 1883년 김옥균을 책임자로 임명하여 울릉도와 독도를 개척하게 하였는데 이때 이주민 16가구 54명을 모집하여 이주시켰다. 원래 울릉도에 살던 사람들과 개척 정책으로 울릉도에 이주한 사람들은 대부분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전라도에서 간 사람들이 멀리 보이는 돌섬을 독섬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렇게 독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섬은 러일전쟁 때 일본에 강제로 빼앗겼다가 해방 이후 일제로부터 되찾았고, 이후로도 여러 사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리 영토로 지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독도는 영토 분쟁 지역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여러 나라의 지도 표기에서 드러나듯이 국제사회에서 독도는 아직 완전한 한국 영토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독도 문제의 본질은 한일 간의 영토문제 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현재 동아시아에서 영토와 관련하여 국가 간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은 중국과 일본이 다투는 다오위다오와 러시아와 일본이 다투는 북방4개 도서가 있다.

  다오위다오는 타이완 북쪽의 작은 섬들로 현재 일본이 센카쿠 열도라는 이름으로 지배하고 있다. 이 섬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타이완을 청으로부터 빼앗으면서 함께 일본 영토가 되었다.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한 뒤 타이완은 중국에 반환되었지만 다오위다오는 중국에 반환되지 않고 일본을 점령한 미국이 관할하였다. 그 후 1972년 미국이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할 때 함께 일본 영토로 편입되었다. 중국의 공산화 이후 전개된 냉전으로 인해 미국이 일본에게 넘겨 준 셈이 되어 중국이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홋카이도에서 지척으로 보이는 북방 4개 도서는 현재 러시아 영토로 일본이 반환을 요구하는 지역이다. 원래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이 섬들은 러일전쟁 때 사할린을 일본에 빼앗긴데 대한 보복으로 2차 대전 이후 소련이 일본으로부터 빼앗은 지역이다.

  이렇듯 동아시아의 영토 분쟁은 모두 과거 일본이 아시아 지역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2차 대전 이후 미소 냉전으로 인한 미국의 동아시아 반공 우선 정책으로 문제가 복잡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에 분노하는 이유도 영토나 경제적 문제보다 더 중요한 역사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독도는 우리민족이 일제에 침략당할 제일 먼저 빼앗겼던 우리 영토이다. 따라서 일본이 독도를 넘본다는 것은 자신들의 침략 행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거부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동아시아 지역이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만들어 가는데 일본의 과거 침략에 대한 반성이 필수적이다.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가 독도 강탈이 조선 침략의 시작이었음을 인정하고 일본 영토라고 우기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 동양평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원광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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