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빠른 효과 위해 금융시장에 메기를 투입하라
경제정책 빠른 효과 위해 금융시장에 메기를 투입하라
  • 이병화
  • 승인 2015.03.17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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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에서는 각종 경제정책의 효과가 국가 전반에 빠르게 퍼지게 하기 위해 주말에도 금융유관기관장들과 회의를 하는 등 온 힘을 쏟고 있다. 경제전반을 총괄하는 주체로서의 급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수많은 정책들을 불쏘시개로 하여 경제성장 및 활성화의 불을 지피고 싶지만, 아직도 냉기가 경제주체 전반에 자리잡아 떠날 줄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능의 회복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위해 금융회사 임직원의 무과실로 인한 부실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해도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기준 및 기법이 선진화/글로벌화라는 명분하에 종전보다 훨씬 엄격해지고 정교해져 자금을 필요로 하는 일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에게는 아직도 그림의 떡이기에 은행 문턱을 넘으려는 시도조차도 못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금고안에는 정부의 위력에 밀려 내보냈던 돈이 되돌아와 쌓여 있고 재벌들은 번 돈을 곳간에 쌓아 두는 것과 대조적이다.

 돈이 돌아야 경제정책의 온기가 경제전반에 퍼질 텐데 돈이 돌지 않고 있으니 정부는 답답하고 국민들은 힘이 든다. 물가안정이라는 책무에 얽매여 금리 낮추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중앙은행조차도 기준금리를 1%대로 인하했지만 돈이 돌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금융회사들의 자세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

 금융회사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구조조정과정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생존전략을 체득했다. 즉, 경제가 어려울 때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예대마진이나 채권수익중심으로 경영하고 정부정책에 무리하게 호응할 필요없이 임금피크제나 임직원의 구조조정으로 비용구조를 개선하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진입규제라는 보호막으로 정부에서 보호해 주고 있으니 버티기만 하면 살아갈 수 있다.

  무리하게 정부정책에 호응했다가 나중에 된통 혼나는 것을 수없이 경험했다. 이러한 소극적인 영업행태가 지속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 자연현상에는 봄이 왔음에도 경제현상은 아직도 한겨울이다. 겨울이 길어질수록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국민들은 표로써 정부와 정당을 심판하게 된다.

 이러한 금융환경을 과감하게 변화시키지 위해서는 금융시장에 메기를 들여 놓아야 한다. 금융시장의 안정이라는 명분하에 기존 업체만을 보호하는 금융시장의 진입규제를 과감하게 풀라는 말이다. 30여년전에 설립된 신한은행이 그 당시 朝商第韓서라는 5대 시중은행과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재까지 건재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기존의 금융시장의 틀을 깼기 때문이다. 이제는 신한은행도 과거의 5대 시중은행처럼 금융시장의 기득권층이 되었다.

  이제 과거에 신한은행이 했던 것처럼 금융시장의 틀을 헤집고 다닐 메기를 들여 놓아야 한다. 그리하여 예대마진이라는 손쉬운 수익구조에 안주하고 있고, 돈이 돌게 해야 하는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금융시장의 참가자들을 깨워야 한다. 자본시장에의 참가자들도 글로벌 경쟁에 필수적인 대형화나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에 소극적이고 저축은행 등의 제2금융권도 각종 리스크관리 기준이나 기법을 은행수준으로 엄격하게 운용하고 있어 금융회사간의 차별화가 없어졌다.

  그 결과 신용도가 낮은 신설기업이나 청년창업기업 등은 어디에도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금융산업간의 칸막이가 옅어짐에 따라 리스크관리시스템이 단일화/획일화되어 금융소외계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금융시장에 메기를 투입하기 위해 진입을 허용하면 어떠한 장점이 있을까? 첫째 금융시장 경쟁의 틀이 바뀌고 각종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져 금융회사의 영역과 기능이 확대될 것이다. 둘째 현 정부의 대선 공약 중의 하나인 지하자금이 양성화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자금의 규모에 맞는 금융회사를 설립하게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많은 청년들이 기대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이에 곁들여 경력직 인력시장의 흐름이나 구조도 바꿔 생산성중심으로의 임금구조를 확립하고 노동시장이 유연성이 더해지는 효과도 거두게 된다.

  넷째 경제정책의 효과가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지금처럼 돈이 돌지 않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각종 리스크관리 기준 및 기법을 비롯한 관리기법이나 영업방식에 있어 금융회사간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금융감독기구가 분산되고 금융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금융권역간의 규제에 많은 차이가 있었고, 특히 리스크관리수준이나 기법에도 금융권역/금융회사별로 차이가 있어 나름대로 선택의 폭이 넓었다. 그러나 감독기관이 통합되고 금융지주회사의 경영방식이 은행중심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금융이용의 계단이 축소되어 금융소외계층이 많아졌다.

 하루속히 매머드급 메기를 금융시장에 투입하여 굳어진 돈맥경화현상을 해결하여야 한다. 금융환경을 바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정책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있는데 왜 망설이는가? 인터넷뱅킹전문은행만으로는 금융환경을 바꿀 메기가 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이병화<한국채무자회생법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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