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고 있다
봄은 오고 있다
  • 김보금
  • 승인 2015.03.15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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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요즘 새벽 6시는 십여 일 전과 비교 시 사위가 밝아진다. 꽃샘바람이 차갑지만, 며칠 후엔 분명히 완연한 봄이 올 것이다. 특별히 이번 겨울은 춥고 길게 느껴져서인지 봄이 더욱 기다려진다.

  이렇게 봄이 오는 3월엔 사람마다 다르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것이다.

 필자 역시 우리 직원들과 함께 다르게 봄을 맞이하고 있다. 3월 첫째 주부터는 우리 지역 8개 군을 다니며 취업을 원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선정하여 2개월씩 맞춤형 교육 후에 취업에 연계하는 작업을 한다. 지역별로 직종에 대한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교육과목도 다르다. 이러한 교육을 이수한 여성들은 수요조사를 통해 원하는 기업에 연결하는 기업체 협력망 회의를 3월인 요즘에 20여 번 넘게 진행되고 있어 우리는 맞춤형 교육과 함께 농촌지역을 다니며 봄을 맞이하고 있다.

  오전 9시에 교육이 시작되면 무주나 고창지역 등은 전주에서 6시 정도 출발하여야 개강이 가능하니 피곤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봄맞이다.

  대학교 강의실에서 맞이하는 들떠 있는 신입생들 표정은 아니지만 처음 교육실에 맞이하는 그녀들의 눈빛 또한 살아있다. 연령대가 2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그 지역에 어떤 연휴로 살게 되었고 전업주부로 살기보다는 일을 하기 위해 교육까지 받으러 오는 사연은 제각각이겠지만 그녀들 표정만큼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막 피어나는 봄꽃들처럼 다부지고 강한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눈빛은 정말 교육만 받으면 취업이 가능하냐는 이야기들로 우리 역시 긴장하며 최선을 다하게 된다.

  더욱 보람된 일은 지난주 고창에서 기업체 대표와 인사담당자 회의를 하면서였다. 대부분 20여 개 기업들이 참여하는데 작년에 우리 교육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구직여성이 1년 만에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되어 회사를 대표하여 회의에 참여한 일이었다.

  힘들게 모집한 전업주부 교육생들이 중간에 탈락하지 않고 2개월 넘게 하루 4시간씩 교육을 받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교육받아 취업한 여성이 꾸준히 자기개발과 노력으로 회사의 중요한 역할로 자리매김하여 회의 장소에서 만나게 되니 봄에 만난 노랑 수선화처럼 그녀가 예쁘기만 하다.

  이렇게 지역마다 순회하면서 만나는 기업체 협력망 회의는 취업연계만이 아니고 같은 지역에 있는 기업체이면서도 서로 모르는 경우가 있어 회사에 대한 안내와 애로점 등을 서로 나누고 이해하는 시간도 된다. 또한, 기술이나 원료 수급 등에 대한 정보를 받는 자리도 된다.

  그날 고창에서도 김치제조업 대표는 같은 지역의 기업체 급식소에 자기 김치가 납품될 수 있도록 부탁도 하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직원수급에 대하여 서로 아는 직원을 소개하는 일도 현장에서 일어난다.

  더욱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고용노동센터와 공동으로 설명회를 하다 보면 질문이 많다. 아이가 어린 이주여성들의 경우 아이가 학교 가기 전까지는 시간제 일자리도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좋은 정보가 된다. 대기업이 부족한 우리 지역은 중소업체가 많다. 그러나 대기업 하나보다 단단한 중소기업 10개가 지역에서는 오히려 효자 노릇을 한다.

  이제 교육이 마치는 4월 말이나 5월이 되면 초여름이 될 것이다. 짙푸른 산새처럼 단단해진 마음과 실력으로 우리 교육생들이 취업에 꿈을 이룰 것을 생각하니 다음 계절 여름을 성급하게 기다려진다.

 김보금<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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