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고속철 10-10 분노 ‘폭발’
호남 고속철 10-10 분노 ‘폭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3.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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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익산 이용객 한해 손실비용만 450억 원

 호남선 KTX의 요금과 소요시간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경부선과 비교하면 km당 요금이 약 10%가량 더 비싼 데다, 용산~익산 간 소요시간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이 당초 주장한 66분보다 10분가량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북 정치권은 ‘호철 10-10 분노’와 관련, “용산~익산 구간 이용객의 한해 손실비용만 45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10% 비싼 요금 파장: 호남선 KTX 용산~익산 구간 요금은 3만2천 원으로 책정됐다. 이 구간의 거리가 210.9㎞임을 고려할 때 ㎞당 요금은 152원인 셈이다. 하지만 서울~부산 구간의 요금(5만8천800원)을 거리(236.4㎞)로 나눈 ㎞당 요금은 138원에 불과, 호남선이 경부선보다 ㎞당 10.1% 더 비싼 요금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 대비 요금책정도 호남선에 불리해졌다. 용산~익산 구간의 요금은 당초의 원가산정액(3만4천442원)대비 92.9%에 해당하는 것으로, 서울~부산 간의 85% 수준과 비교할 때 원가산정액에 가장 근접하게 요금이 책정됐다는 주장이다. 용산~전주 구간의 전라선 KTX도 원가 대비 요금 책정 비율이 89.1%를 기록해 경부선보다 높았다. 전북도의회 김연근 행자위원장(익산 4)은 “호남선과 전라선의 원가 대비 책정요금 비율이 높다는 말은, 그만큼 이용객들에게 원가에 근접한 고율의 요금을 매긴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코레일은 올해 호남 축의 1일 KTX 이용객이 3만 명에 달하리라 예측했다. 용산~익산 구간 요금이 경부선보다 10% 비싸다는 점을 고려할 때, 1인당 3천200원 정도로 더 내는 셈이 된다. 1일 3만 명에 3천200원을 곱한 후 다시 365일을 곱하면, 1년간 호남선 KTX를 이용하는 사람이 추가로 부담하는 손실비용만 350억 원에 달한다는 전북 정치권의 분석이다.

 ■ 10분 더 늘어난 시간: 코레일 측은 그동안 용산~익산 구간이 66분이면 주파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남선 KTX 개통 첫날인 오는 4월 2일 예매 운행시간표에 따르면 하행선 36편(서대전역 경유 제외)은 모두 1시간 10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소요시간을 분류하면 1시간 10~15분이 36.1%에 달했고, 1시간 16~20분이 38.9%, 1시간 21분 이상이 25.0%에 달했다. 익산에서 용산으로 올라가는 상행선 역시 서대전역을 거치는 노선을 제외한 37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레일 측이 주장한 66분대 주파는 단 1편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1시간 11~15분이 21.6%, 1시간 16~20분이 32.5%, 1시간 21분 이상이 29.7%에 달했다.

 전북도민일보가 4월 2일 자 운행시간표를 토대로 평균 소요시간을 분석한 결과 용산과 익산 구간의 하행선은 평균 1시간 17분으로 나타났고, 상행선은 1시간 15분으로 분석됐다. 코레일 측이 주장해온 1시간 6분(66분)보다 평균 10분가량 더 늦어지는 셈이다. 전북 정치권은 1일 3만 명의 이용객이 평균 10분을 잃어버릴 경우 5천 시간에 달하고,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5천580원)을 곱한 후 다시 365일을 곱한 연간 손실액은 101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 ‘호철 10-10 손실’ 450억 원: 경부선보다 10% 비싼 요금과, 당초 발표와 달리 10분가량 지연되는 소요시간을 모두 합친 이용객들의 연간 손실비용은 450억 원에 달한다는 전북 정치권의 주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을 포함한 호남 3개 시·도당위원장은 15일 “호남선 KTX 요금 책정이 부당하다”고 공동 성명을 내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철도건설 비용을 이용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와 코레일은 호남선 KTX 요금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도 성명을 내고 “KTX는 국민에게 더 편리한 철도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국가적 사업인 만큼 요금인상 요인이 생겼다면 고속철도가 운행되는 전 구간이 나눠서 부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정부가 2005년 호남KTX 분기역을 충남 천안에서 충북 오송으로 바꾸면서 늘어나게 된 19㎞는 운행요금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마저 반영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호남 지역민을 속인 꼴”이라고 비난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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