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함께해야 할 이유
우리가 지금 함께해야 할 이유
  • 장선일
  • 승인 2015.03.12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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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미년 시작부터 날씨가 포근하여 큰 추위 없이 겨울을 잘 보냈는가 싶었더니, 요즘 엄동설한이나 느낄 때아닌 매서운 추위가 몰아쳐 우리 몸을 움츠러들게 게 하고 있다.

 우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것은 자꾸 거꾸로 가는 침체 일로의 경제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시장경제 사정을 보면 “먹고 죽을 돈도 없다”고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 유수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경제를 진단하면서 디플레이션(deflation)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모든 국민이 디플레이션 경제현상이 오지 않기를 바랐건만, 소비자 물가는 0~1% 대를 오락가락하면서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실정으로 참으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 보이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속하면 계속해서 물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생산된 제품이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게 되어 결국 소비 시장이 얼어붙게 됨으로써 이른바 디플레이션이라는 위험한 현상이 도래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물가는 담뱃값만 2배 가까이 올랐을 뿐 나머지 모든 용품의 가격은 제자리거나 하락하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요즘 눈뜨면 연실 쏟아내는 생계형 사고사건 TV 뉴스를 접하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9월에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고 한 바 있고, 이들 타개할 여러 경제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는 정책이 드러나고 있지 않아 그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우려가 아닌 현실로 이미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는 징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 지역마다 아우성이다. 특별히 우리 전라북도 경제 상황을 살피면 그 심각성이 더해진다.

 전북도의회 산업경제위의 한 의원은 “물가는 오르고 있지 않았는데도, 온통 지역경제가 어렵다는 소리만 들린다”라며 경기 부양책이 시급함을 역설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2월 중 도내 소비자물가는 작년 2월에 비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생활물가는 1.3%이하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소비심리가 여러 분야에서 살아나지 않아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북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199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한다.

 특별히 전북은 농업 비중이 높은데, 이러한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 지속한다면, 농산물 자체는 물론 가공한 식품 및 음료의 재고가 쌓여 지역경제의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전북경제의 위기 속에서 경제전문가들은 원론적 대안인 “내수부진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일자리가 필요하고, 저소득층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공공근로 사업의 부활과 더불어 지방공무원들의 추가수당 지급과 소비 진작을 위한 정시퇴근”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더불어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극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전북의 취약한 산업구조라 진단할 수 있다.

 내수시장을 구하려면 먼저 소비가 촉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넉넉지 않다. 특히 취약계층과 서민들은 ‘소비는커녕 먹고 죽을 돈도 없다’고들 아우성이다. 소비를 진작시키는 주요 계층인 중산층은 사라진 지 오래고, 오르지 소득격차를 야기하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소비 심리 위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즉, 서민들은 소비할 돈이 없고, 부자들은 서민의 시선을 피해 해외에서 돈을 펑펑 쓰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전북경제를 구하고 발전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자생력이 취약한 우리 전북은 중앙으로부터 제정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창의적으로 정책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지방정부는 각 분야에서 소비 촉진 시뮬레이션을 통한 합리적 정책을 내놓고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있는 자들은 타지역과 해외가 아닌 바로 우리 지역에서 눈치 보지 않고 소비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를 주도하는 중산층의 계층이 늘어날 수 있도록 소득증진 산업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에 질적으로 우수한 산업체를 적극 유치해야한다.

 결국, 내수 시장을 구하기 위해서는 소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재정리하여 돈을 쓸 수 있고 소비가 대접을 받아야 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더불어 디플레이션시대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소외 받은 자들을 위해 따뜻하고 아름다운 손길을 내밀 수 있도록 우리가 지금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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