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현도야 반가워
동생, 현도야 반가워
  • 유현상
  • 승인 2015.03.12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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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
 왕궁초 6학년 최준영

 밥도 같이 먹고
 축구도 같이 하는 동생

 어느 땐 싫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내 동생 

 하지만 정이 많아
 친구 같은 내 동생

 

 현도야, 반가워!
  팔덕초 3학년 황예서

  3학년이 되기 전,나는 우리 반에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 전 우리 반 친구 두영이가 멀리 전학을 가서 7명이었던 우리 반이 6명이 되어서 두영이의 빈자리가 컸었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온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 친구는 키가 큰 친구일까? 공부를 잘하는 친구일까? 얼굴이 잘생긴 친구일까? 운동을 잘하는 친구일까? 어떤 친구일까? 나는 어떤 친구가 올지 상상해 보았다.

  나의 기대와는 달리 선생님께서는 전학 올 친구는 건강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라고 하셨다. 장애인이라고? 장애인이라면 영미언니 밖에 모르고 영미언니랑 반도 멀고 친하지도 않아서 말도 별로 못해보았다. 그런데 우리 반에 장애인 친구가 전학을 온다고?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 친구는 어디가 아플까? 뚱뚱할까? 음악실, 방과 후 교실 갈 때 같이 가야겠지? 얼굴이 무섭게 생기진 않았을까? 나와 짝꿍이 되면 어떻게 하지? 내 색연필과 지우개를 빌려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멋진 친구가 전학을 올 줄 알았는데 장애인 친구가 전학을 온다고 해서 솔직히 조금 실망했다.

  3월이 되고 우리는 3학년이 되었다. 선생님께서 새로운 친구의 이름을 소개해 주셨다. 친구의 이름은 경현도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현도는 키는 조금 작지만 귀엽게 생긴 얼굴에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한 친구였다. 현도는 조금 부끄러운지 인사를 하지 않고 웃기만 했다.

  현도는 영어실에서 불을 끄고 말썽을 피우기도 하고 책상에 앉지 않고 돌아다니기도 하였다. 또 장애이해교육을 할 때 다른 친구들은 가만히 앉아서 동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현도는 혼자 떠들고 장난쳤다. 그림을 그릴 때는 얌전히 있는가 싶더니 선생님이 그리라는 걸 그리지 않고 엉뚱한 걸 그렸다. 그래서 나와 반 친구들은 현도의 그림을 보고 이상하다며 놀렸다.

 체육시간에 선생님께서 팀을 나눠서 이어달리기를 한다고 하셨다. 체육선생님께서 나와 유나와 현도를 같은 팀을 하라고 하셨다. 현도는 건강장애인이라서 달리기를 잘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도랑 같은 편이 되기 싫었다. 그런데 나와 현도랑 유나랑 있는 팀이 이어달리기를 계속 이겼다. 현도는 제일 잘 뛰지는 않지만 다른 팀 지은이보다 잘 뛰었다. 이어달리기에서 계속 이기니까 나는 기분이 좋았고 현도랑 유나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현도를 무시하고 놀렸던 내가 미워졌다.

  학교가 끝나고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보람반 선생님께 찾아갔다. 현도가 오늘 달리기를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현도에 대해서 궁금한 것도 물어보았다. 보람반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공부할 시간에 병원에 가거나 몸이 아파서 쉬고 있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지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고 하셨다. 또 현도는 지금 보람반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나중에는 우리와 같은 교실에서 공부할 것이라고 하셨다.

  앞으로는 현도와 도서실·급식실·피아노실·영어실·미술실 갈 때 줄을 서지 않으면 내가 도와주고 싶다. 그리고 현도가 글자를 못 읽을 때 놀리지 않고 현도가 좋아하는 동화책을 읽어 줄 것이다. 현도가 수학 문제를 못 풀어도 놀리지 않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싶다. 현도가 미술 시간에 엉뚱한 그림을 그려도 잘 그렸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현도야! 그동안 내가 너를 잘 몰라서 놀리고 무시했어. 하지만 나는 너를 싫어하지 않아.네가 전학 온지 얼마 안됐고 아직 조금 어색해. 그리고 네가 선생님 말씀을 잘 들었으면 좋겠어! 현도야, 정말 미안해! 이제부터는 우리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 안녕!”
 

 <심사평>  처음 시작할 때 글 속에 나오는 중심말의 풀이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글을 읽기 전에 미리 암시를 줄 수 있답니다.

  왕궁초 6학년 최준영 어린이의 ‘동생’ 동시는 아주 짧으면서도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를 잘 나타냈군요. 동생은 누구나 미울 때가 더 많답니다. 그렇지만 귀여울 때도 많이 있지요. 그래서 동생이고, 가족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싫은 때는 언제이고, 동생이 귀여울 때는 언제이며, 그때의 행동과 느낌을 적으면 합니다.

  팔덕초 3학년 황예서 어린이의 ‘현도야 반가워’ 생활문은 친구가 전학 온다고 하니 어떤 친구가 올까 궁금해 하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지요? 또한 친구가 와서 맘대로 병이 있어 친구들이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잘 나타냈군요. 그런데 나는 그동안 장애 친구에게 행동했던 이야기며, 앞으로는 내가 어떤 일을 할 것이며, 그동안 보고 행동한 내용을 중심으로 그 느낌을 쓰면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유현상·전 순창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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