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원칙들
세월호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원칙들
  • 김판용
  • 승인 2015.03.05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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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여고 1년 박수아
  작년 4월 세월호 선박 침몰 사고가 있었다. 승선인원 476명, 그 중 구조된 사람은 172명에 불과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 모두 자신의 일처럼 온 국민이 울었다. 하물며 항구에서 가족의 귀환, 그리고 시신이라도 수습하고자 지금까지 기다리는 유족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사고 발생지역은 맹골수도로 이 지역은 원래 물살이 험한 곳이었다. 원래 항로도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지역을 무리하게 지나려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시간은 불과 6분 단축이라고 한다. 더구나 세월호는 화물을 더 싣기 위해 배의 평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를 모두 뺐다고 하니 사고는 어쩌면 예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사건 발생 후 선장의 움직임은 더 한심하다. 승선인원을 모두 갑판으로 올려 보내서 구조해야 하나 모두 선실 안에서 기다리게 함으로써 결국 엄청난 희생을 자초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다. 또 조사에 따르면 사고 위치 지점에서 제주 VTS와 교신 하여, 다시 진도 VTS까지 삼각으로 교신하는데 시간을 허비했다.

  그래서 단원고등학교 학생의 신고보다 늦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소방관계청 관계자 역시 그 학생에게 경도와 위도만 물었을 뿐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 신고를 받고 바로 구조했더라면 이렇게 큰 인명피해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총체적 부실로 세월호 충격은 엄청났고, 대한민국의 가치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 엄청난 사건이 국민들 가슴에서 서서히 잊혀가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은 진통을 겪다가 통과는 되었지만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인다. 하지만 이 사건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자꾸 누군가를 엄청나게 비난한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따지가보다 여론 재판으로 몰고 간다. 그리고는 서서히 식어간다.

  세월호 사건과 같은 끔찍한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철저한 안전 대비책과 더불어 원칙을 지키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남을 비난해서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나 자신부터 주어진 임무를 철저히 하는 것이 세월호 희생을 되새기는 일이다.

 <남성여고 1년 박수아> 

 <강평>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다. 단순히 누구를 비난하자는 것이 아닌 자신의 자리에서 원칙을 지키자는 이야기가 매우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사실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변환점이었다. 그런데 정권을 탓하거나 남을 비난하는데 감정을 소비했다. 이 학생의 글이 돋보이는 이유이다. 그런데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논술을 쓰면서 세세하게 설명을 하는 것은 고쳐져야 한다. 논술은 설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판용(시인·금구초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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