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불량 철근 유통 확산일로
중국산 불량 철근 유통 확산일로
  • 왕영관 기자
  • 승인 2015.03.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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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덕진구 A다가구주택. 이 주택은 사용승인(준공)이 이뤄진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외벽에 금이 가고, 1층 주차장 바닥이 갈라지는 등의 하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A주택 건축주는 “불량 철근을 사용한 것도 모자라 철근양도 적게 들어간 것과 같다”며 “그만큼 하중을 견디는 힘이 약해졌기 때문에 건물 준공 후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내 소규모 민간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중국산 불량 철근의 유통이 증가 추세여서 외국산 부적합 철강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건설공사에 외국산 부적합 철강재 사용 시 부실공사 우려는 물론 지역 건설 자재 유통 시장 교란, 국내 제품에 대한 품질안전 불신 확산 등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4일 도내 철강재 유통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역 곳곳의 민간건설현장에서는 낮은 품질의 중국산 철근이 유통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부 유통업자들이 비전문가인 소비자들의 빈틈을 노려 직경 12㎜를 KS 규격의 철근 13㎜나 중국산 철근 18㎜를 KS 규격의 철근 19㎜로 속여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산 불량 철근은 인장력이나 강도면에서 국산과 비교해 품질이 크게 떨어져 대량으로 사용할 경우 건물내구성이 단시간 내에 악화될 우려가 크다.

실제 중국산 철근은 강도가 KS 기준보다 40N/㎟이 적어(KS 기준 대비 약 7.1% 미달) 건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철근뿐 아니라 중량 미달의 부적합 H형강 역시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불량 철강재들은 원룸 등 다가구주택 현장이나 소규모 건설 현장 등 감리가 없는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유통업자들이 중국산 불량 철근을 판매하는 이유는 국내산과 비교해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중국산 H형강은 국산 제품과 비교할 때 무려 20% 이상 저렴하다.

철강재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규모 건축공사는 이윤이 적어 철근 등 주요자재의 물량을 줄여 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건설사와 유통업자가 서로 입을 맞춰 중국산 저가 철강재를 국산으로 속여 사용하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건축물이 완성되고 나면 부적합 철강재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부실공사로 인한 건물 붕괴 등 향후 큰 위험이 도사린 만큼, 민간건설현장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는 부적합 철강재를 사용하는 업체나 유통상을 신고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부적합 철강재 신고는 철강협회 홈페이지 및 우편을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현장 조사와 검증을 통해 적합한 사례라고 판단되면 최대 1천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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