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타의 경고
모네타의 경고
  • 이규석
  • 승인 2015.03.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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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에 따르면 모네타(Moneta)는 ‘경고하는 여자’라는 의미로 “알려주다, 환기시키다”는 뜻의 라틴어 모네오(Moneo)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로마사람들은 그녀를 유노(Juno, 그리스신화의 헤라) 여신의 별칭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 경우 모네타는 나라의 변란을 미리 알려주는 수호 여신 역할을 했다. 로마가 갈리아인들의 침공을 받았을 때 유노 여신에게 바쳐진 신성한 거위들의 울음소리가 예사롭지 않았고 그 덕분에 로마인들은 갈리아인의 침공을 막을 수 있었다.

  한편, 모네타는 화폐와 국가 재정을 수호하는 신성한 존재였으며, 그 이름은 ‘화폐를 만들다’는 뜻의 라틴어 모네토(Moneto)에서 나왔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유노 모네타 신전에는 화폐를 만드는 조폐소가 있었고, 근처에 공금을 보관하는 장소가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모네타는 “돈과 경고”라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이지만 너무 돈에 집착하게 되면 우리의 삶이 불행해지니 “돈의 경고”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되는 조합장 선거는 농촌지역에서는 경제대통령을 뽑는 선거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며, 농촌지역에서는 받기 어려운 높은 연봉을 받다보니, 조합장선거 후보자가 금품·향응선거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여 은밀히 불법선거를 자행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를 TV나 신문의 뉴스를 통해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각 현재도 현직 조합장이나 이번 조합장선거의 입후보예정자들이 명절선물이나 금품을 살포하다 적발되어 공명선거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고 있어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한명이라도 더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출마예정자들의 조바심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후보자등록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은 적발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금품을 어떻게 전달할까?”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정책, 공약으로 조합원에게 한 표를 더 얻을 것인가를 연구하고 실천해야할 시기이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번 조합장 선거가 공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으며 불법 돈 선거를 근절하기 위해 예방·감시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선거 등 불법행위가 발생될 경우「무관용 원칙」에 입각하여 돈을 준 사람은 물론이고 받은 사람에게도 엄중하게 대처할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 우리 모두 ‘모네타의 경고’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규석<장수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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