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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원천(不怨天) 불우인(不尤人)
조미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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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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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이 되니 바람마저 훈훈하여 나무들은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것만 같다. 3월 1일자 인사 발표와 함께 전라북도 교육청에서는 2015학년도가 시작되었으며 청와대에서도 오랜 장고 끝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교체했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대한민국에 산뜻한 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인사는 불청객 황사가 되어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염려스럽다.

  노나라 평공은 맹자(孟子)를 한번 만나고자 하였다. 그런데 재상 장창은 예의는 현자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면서 임금님께서 필부를 먼저 찾아가는 것은 그가 어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지만 맹자는 부친의 장례보다 모친의 장례를 지나치게 잘 치렀다는 말로써 맹자를 비판하고 그와의 만남을 저지하였다. 실제로 맹자는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아버지를 장사지낼 당시에는 맹자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선비였기 때문에 장례절차를 선비의 법도에 따랐으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는 대부가 되어 있었기에 장례식도 그에 걸맞게 격상하여 치른 것이었다.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평공은 장창의 말만을 듣고 맹자와의 만남을 쉽게 포기하였다. 훗날 이 사실을 알게 된 맹자는 ‘내가 노후(魯侯)를 만나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라고 탄식하였다. 이처럼 타인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모든 일을 하늘의 뜻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은〈논어〉헌문 편에서 찾을 수 있다.

  공자는 ‘불원천(不怨天)하며 불우인(不尤人)이요 하학이상달(下學而上達)하노니 지아자(知我者)는 기천호(其天乎)’라고 했다. ‘나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허물하지 않으며 아래로 인간의 일을 배우면서 위로는 천리에 통달하나니 나를 알아주는 것은 아마 하늘일 것이다.’라는 뜻이다. 고난에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노나라 장창과 같은 사람들이 도처에 자리 잡고 있어 행여 충분한 재주를 갖춘 사람이 크게는 나라를 위하고 작게는 한 조직을 위하여 경륜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방해받을까 걱정이다.

  공자와 맹자 두 성인은 참으로 주체의 역량에 대한 확신이 큰 분들이셨다. 고난이나 역경에 처해서도 하늘이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제 분수를 지켜 자기 발전과 향상을 꾀하는 것은 성숙한 인간의 모습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도 세상 모든 일이 내 마음 같지 않다고 자주 불평하고 근심하기 일쑤다. 수양도 부족하여 어떠한 일들이 잘되어지면 내가 잘하여 된 일이고 잘못된 것은 상황 때문이라고 쉽게 판단한다. 물론 노나라 왕이 맹자를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충간을 잘못한 장창을 탓할 것이 아니라 평공의 좁은 혜안을 먼저 탓해야 할 일이지만 알 수 없는 상황의 덫으로 말미암아 인사가 잘못되어진다면 그것은 나라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이제는 양적인 성장을 멈추고 질적인 성장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다. 자신을 포장하여 상품화해야 한다는 말에 현혹되어 오늘날 젊은이들은 소위 ‘스펙’이라는 겉모습 갖추기에 열중하고 있다. 참 인재일수록 세상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하늘의 뜻으로 알고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수신하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에 인재를 중용함에 있어서도 양적인 평가가 아닌 질적인 평가를 우선시해야 한다. 기업이나 회사에서 필요한 역량은 채용 근거로 분명하게 제시한다면 백만 취업준비생들이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화려한 이력이나 경력에 의한 양적 확대로 자신의 역량을 과신하거나 과대 포장하여 내보이는 것은 거시적으로 생각하면 나라와 조직을 망치고 지도자의 성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조미애<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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