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언론의 책임이 크다
청년실업, 언론의 책임이 크다
  • 이한교
  • 승인 2015.03.02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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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이공계 홀대, 오늘은 인문계 홀대, 그러면 내일은? 언론은 마치 인문계열이 붕괴하는 것처럼 설레발을 치고 있다. 이제 겨우 실업계 고교와 이공계 대학의 취업률이 조금 향상된 것을 가지고 경쟁적으로 가사를 쏟아 내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모습이다.

  적어도 책임 있는 언론이라면 우리 산업구조의 문제점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범위에서, 청년 실업 문제를 얘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익에 부합하도록 여론을 이끌어가야 함에도 청년실업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청년실업이 남의 나랏일처럼 피상적인 접근법으로 호도하는 언론이 아쉽다는 얘기다.

  이대로 언론이 앞장서서 청년실업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스스로 무기력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언론은 국민의 대변자이다. ‘언론강령’에도 언론은 공익을 위해 공공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지금처럼 계속 헛다리를 짚으면서도 지론인 듯 말하면 싫증 난다는 말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주변을 서성이며 정도를 걷지 못한다면 국민에게 언론은 장애물일 뿐이다. 필자가 보기에 청년실업은 언론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민이 공감하는 여론만 형성하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한 일로 본다.

  사실 현재 청년실업은 인문계 과잉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취업시장에서 미스매치(수급불균형)의 원인으로 인문교양 관련학과 중심으로 정원을 증원한 이유라는 것이다. 이공계와 비교하면 적은 예산으로 학과 증설이 쉽기 때문에 앞다투어 학과를 증설했고, 이를 산업계나 사회에서 수용하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인정하면서도 손을 못 대는 정부, 이를 지켜보고만 있는 언론이 청년실업에 대한 일부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지금도 근거 없이 이공계 정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일부 학자들의 얘기를 그대로 받아 적고 있다. 현재 일자리는 있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

  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첫째 해외 이전기업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기업이 싼 임금을 핑계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 기업하기 좋도록 환경을 만들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4대 그룹(삼성, 현대, SK, LG)의 해외 인력 비중이 2012년 말 기준으로 40%를 넘어서고 있다. 해외 종업원 수만 38만 8천 명에 이른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 수는 약 2,510만 명, 실업자 수는 약 98만 명이라 한다. 단순히 4대 그룹이 국내에서 뿌리를 내렸다면 실업률은 40% 정도 줄어들게 된다는 말이다. 결국, 우리는 좋은 일자리를 빼앗긴 격이 되었다.

  이를 막기 위해선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이 국내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이 자국 내 고용 창출 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도 개인의 세금 부담은 늘리고 기업의 세 부담은 줄이는 형태의 세제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하여 전문가적인 식견은 없지만, 기업이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본다.

  둘째로 고졸의 대학 진학률을 50% 이하로 끌어내려야 한다. 현재 제조업의 중심국가인 독일의 3배에 이르는 대학 진학률로는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교육부총리가 나서 이공계 취업률이 향상되자 인문계열이 홀대를 받고 있다며 그 해결책으로 이공계열 학과의 정원을 늘리고 인문계열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이는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한편에서는 이 기회에 이공계 정원을 늘리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이공계 비율은 36.5%로 OECD 국가에서 1위이다. 역시 과잉 공급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공계 정원을 늘리기보다는 서두에서 얘기했듯 대학 정원을 줄여야 진정한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 그 후속 조치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산업현장에서 경력을 쌓으면 학력과 동일하게 인정해주는 제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이를 체감케 한다면 구태여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생각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상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청년실업이 해결될 것이다. 진정한 땀과 기술의 가치가 회복될 것이다. 이 회복을 통하여 사회도 인정될 것이다. 필자도 이 문제가 간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장애물로 가로막혀 있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다만, 모든 문제는 나라의 미래와 국익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옛말에 무식이 용감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필자와 같이 비전문가가 전문가처럼 얘기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똑똑한 언론을 믿는다. 언론은 국민의 힘이다, 국민의 뜻과 생각을 외부에 알리고 전할 수 있는 통로라고 굳게 믿고 있다. 언론은 펜이며, 그 펜이 진정 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믿고 싶어 하는 국민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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