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
  • 김춘진
  • 승인 2015.03.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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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물·공기, 흙 등 여러 자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무분별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하여 자연자원의 훼손이 심각한 상황에 와 있다. 흙은 농산물 생산의 필수적 생산요소이며, 우리 인류 생존의 가장 기본적인 자연자원이다. UN 산한 기구인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은 토양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도시의 확대, 숲의 황폐화, 무분별한 토양의 사용과 관리, 환경오염, 과도한 목축과 기후변화를 지목한 바 있다.

 우리민족은 일찍부터 원시적 농경으로 토지와 인연을 맺어온 민족이다. 흙은 단순한 농경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태어난 곳이자 되돌아가야 할 숙명적인 근원지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산업화의 단계를 거치면서, 흙은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파괴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논과 밭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아스팔트와 공장, 아파트 등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농림부가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17만 85ha의 농지가 타 용도로 전용되었다고 한다. 우량농지로 지정된 지역인 농업진흥지역 또한 2004년 92만 ha에서 2012년 말 80만 9천 ha로 1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흙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 원상회복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문제이다. 이는 근시안적 경제적 논리에 기반한 잘못된 산업화의 결과이다. 수출주도 경제정책 속에서 농업에 대해서는 無대책으로 일관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방향은 우리 농업의 기반인 흙과 토양마저도 가볍게 여기게 되었고, 우량농지마저도 타 용지로 전용되는 상황을 낳았다. 이 상황이 지속한다면 미래에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건강한 토지를 물려주기 어렵다.

 토양오염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UN은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매년 12월 5일을 흙의 날로 지정하였고, 2015년을 세계 흙의 해로 지정하여 토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존을 위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 필자 또한 지난해 흙의 소중함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정부 차원에서 농업의 근간이 되는 흙의 보전에 대한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3월 11일을 법정기념일로 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3월 11일을 흙의 날로 추진한 이유는 숫자 3은 우주를 구성하는 천(天), 지(地), 인(人 ) 3원을 상징하며, 농업과 관련하여서도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편하게 농사짓는 것(便農), 농업에 이득이 있는 것(厚農), 농업의 지위를 높이는 것(上農)이라는 의미의 3농정책을 피력한 바 있다. 또한 3월에 한해 농사가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3월을 선정하였고, 흙(土 )을 상징하는 11일(十 + 一 )을 정하게 되었다. 관련 법안이 2월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하였고, 곧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25일 여·야 의원 50분의 서명을 받아 2015년 세계 흙의 해 지원 결의안을 제출하였다.

 물론 일정부분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토지가 타 용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 한 번 흙을 밟기도 어려운 심각한 상황에 와 있다. 흙이 사라지면 우리 인류의 생존기반이 사라지는 것이고, 국민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농업의 미래도 없다는 점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옛말에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것을 먹어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말이다. 흙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고사성어라 생각한다. 흙의 날 제정을 통해 정부가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모두가 흙의 보전필요성과 농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춘진<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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