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식 전북도선관위 사무처장 인터뷰
임성식 전북도선관위 사무처장 인터뷰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3.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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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식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은 오는11일 실시하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중요성을 말하며 관리 방안을 밝히고 있다. 신상기기자

 임성식 전북선관위 사무처장(55)은 지혜로운 유권자를 강조한다. 제도는 그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인 만큼 유권자들이 금품을 쫓지 말고 인물과 정책을 보고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달 11일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임 사무처장은 “깨끗하고 유능한 조합장을 선출하려면 조합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순간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른 조합장을 뽑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아무래도 동시조합장 선거부터 질문할까 합니다. 동시 선거의 취지와 의미, 어떻습니까.

 “조합장 선거가 선관위에 처음 위탁된 때가 지난 2005년이니까 올해로 딱 10년째 접어들었습니다. 선관위가 위탁관리하면서 선거가 과거보다 개선되었다는 평가이지만 여전히 불법적인 금품수수가 근절되지 않고 공정성 논란도 있었습니다. 또 선거의 연중시행으로 인력·예산 등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고, 체계적이고 통일된 선거관리에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작년 8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서 선거일을 법정화 했습니다. 그동안 관행화되다시피한 ‘돈선거’ 척결의 원년이 되도록 하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불법 적발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압니다.

 “그렇습니다. 전국적으로 벌써 385건이 조치되었고 전북에선 지난달 26일 현재 총 31건을 조치했습니다. 검찰에 고발된 사례가 6건이고, 이 중에서 2건은 기소된 상황입니다. 후보자 등록이 끝났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만큼 위반 행위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지역농협 조합장이 상대 후보자에게 불출마 조건으로 1억 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이 중 2천700만 원을 선지급했다가 적발되어 구속됐고,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굴비세트를 돌렸다가 구속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음성적인 행위들이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보고 감시단속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취임 이후, 바쁜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예, 취임 후 동시 조합장선거라는 현안을 앞두고 있어 무엇보다 관내 파악을 우선으로 했습니다. 일선 순시를 통해 전북 선거 환경을 파악하고 각종 현황 자료를 검토하는 등 다소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도민의 높은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여 선거 후유증 없는 화합하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북 선관위 직원들에게 강조하신 철학은 무엇입니까.

 “4가지입니다. 책임의식을 갖자, 서로 존중하자, 서로 배려하자, 자기 계발에 힘쓰자, 이런 것입니다. 선관위는 평균 7명 정도의 직원으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질 선거들을 치르게 됩니다. 일당백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지요.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를 위해 각자의 노력을 다한다는 전제 아래 직원 간의 융합과 화합이 절실합니다. 항상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급변하는 시대에 자기계발 역시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합니다.”

 -다시 선거 이야기입니다. 선거운동에 돌입한 후보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조합장 선거 후보자 등록은 지난달 25일로 끝났습니다. 전북에서는 286명이 등록해 평균 2.6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이 중에서 15명은 경쟁 후보가 없어 무투표 당선이 예상됩니다. 공직 선거와는 달리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 등 후보자의 가족이라도 전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본인의 선거운동도 법에 정해진 6가지 방법 외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할 수 있고, ARS를 사용해서는 안 되며 직접 통화로만 해야 합니다. 선거운동 방법에 대해 꼭 숙지하고 적발되는 사례가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유권자인 조합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유권자인 조합원의 용기있는 신고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선관위 적발 조치 역시 60%가 신고·제보에 의한 결과입니다. 조합의 미래를 위해 다들 깨끗하고 유능한 조합장 선출 원할 텐데, 이러한 염원만큼이나 조합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 당부드립니다. 순간의 금품에 현혹되지 마시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른 조합장 선택을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주시기 바랍니다.” 

 -불법을 근절할 사전 예방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당연합니다. 설명회, 방문안내, 서면안내, 문자메시지 등 각종 방법과 수단을 활용해 이미 사전예방 안내 활동은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금품수수와 음식물 제공 등의 위법성과 심각성에 대해 후보와 유권자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식과 실제의 괴리가 있다는 점이 불법 선거가 끊이지 않는 이유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주고받는 문화를 정(情)으로 여기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미풍양속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는 선거에서만큼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문화입니다.”

 -유권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조합 선거는 일반 공직 선거와 달리 나이에 관계없이 조합에 가입하면 선거권이 주어져 1명이 여러 조합의 선거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조합선거에는 없었던 거소투표, 순회투표, 인터넷 투표 등을 도입했습니다. 전북지역에서는 군산지역 5개 조합에서 순회투표를 진행합니다. 해당 지역 조합원은 선거일(11일)이 아닌 오는 6일, 순회투표 장소에서 투표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활용한 통합선거인 명부를 적용해 선거인명부 작성구역 단위에 설치된 어느 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전주에 사는 한 사람이 임실농협의 조합원이면서 임실산림조합의 조합원이라면, 임실군 읍·면에 설치된 어느 투표소에서나 임실농협과 임실산림조합의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할 수 있습니다. 투표 전에 가정으로 발송되는 투표안내문을 반드시 확인하시고 투표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도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해 주십시오.

 “옛 문헌에 ‘한로축괴(韓盧逐槐) 사자교인(獅子咬人)’이란 말이 있습니다. 개에게 흙덩이를 던지면 그 개는 흙덩이를 쫓지만 지혜로운 사자에게 흙덩이를 던지면 그 사자는 흙덩이를 던진 사람을 쫓아가 물어버린다는 말이지요. 모든 유권자들이 후보자가 던지는 금품을 쫓지 말고, 금품을 던지는 후보자를 나무랄 수 있는 지혜로운 유권자가 돼주길 바랍니다. 지혜로운 유권자가 많아지는 날에 선거법의 과태료 제도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날을 위한 유권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부탁드리고 선관위 역시 엄정하고 공정한 자세로 선거관리에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하겠습니다.”

 <임성식 사무처장 주요 경력>
 -2002. 1. 대구광역시선관위 지도과장
 -2004. 1. 대구시광역시선관위 관리과장
 -2005. 1.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파견
 -2007. 1. 중앙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사무국장
 -2008. 1. 대구광역시선관위 사무처장
 -2010. 1. USC(미국 남가주대학교) 연구파견
 -2011. 1. 경상북도선관위 사무처장
 -2013. 1. 울산광역시선관위 사무처장
 -2014. 1. 중앙공무원교육원(고위정책과정) 교육파견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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