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의 시대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 재조명
3.1 운동의 시대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 재조명
  • 박경철
  • 승인 2015.02.2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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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후면 제96주년 3.1절이다. 올해는 특별히 광복 70돌을 맞는 해로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3.1운동은 일제 강점기 최대의 독립운동이라 할 수 있는 거족적 항일투쟁이다. 1919년 3월 1일 시작된 독립선언과 만세시위는 요원의 불길처럼 방방곡곡 번져나갔고, 멀리 해외에서까지도 만세 함성이 메아리쳤다.

 3·1 운동은 일제의 무단통치와 식민지 수탈정책으로 분노가 정점에 다다른 가운데 1918년 미국 윌슨 대통령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에 힘입어 거국적인 비폭력 평화 시위 형태로 발기하였다.

 당시 33인의 민족대표가 발표한 기미독립선언서는 우리 민족 자주독립의 선언과 민족적 결의를 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동양을 비롯한 세계 평화와 인류 복지에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두고 있다.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대어 조선독립의 정당성을 호소함으로써 범세계적 동조를 이끌어 내려던 민족 지도자들의 고뇌와 세계관을 잘 엿볼 수 있다.

 3.1운동이 위대한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큰 의의를 남겼기 때문이다. 3.1운동은 우리 민족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5.4운동 발발에 영향을 끼쳤고 인도에서의 비폭력 독립운동을 급속히 고조시키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세계 1차대전 당시 중국은 독일로부터 점령군 권한을 계승 받은 일본군과 불평등조약을 맺고 사실상 일본의 반식민지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3.1만세운동에서 자극을 받은 중국의 청년들이 빼앗긴 권익을 되찾기 위해 1919년 5월 4일 천안문 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이는 곧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였다.

 5.4운동은 중국 주권 회복의 결정적 도화선이 되었다. 이후 중국은 상해임시정부 등 중국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독립군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우리 익산에는 3.1정신을 이어받은 위대한 인물 문용기 열사가 있다. 오산면 출신인 문용기 열사는 전남 목포와 함경도 갑산 등지에서 독립운동과 계몽운동을 펼쳤다.

 1919년 4월 4일 이리 장날을 이용하여 당시 지금은 KTX 역사가 있는 이리역에서 청년들을 규합한 문 열사는 군중을 이끌며 만세운동을 펼쳤다. 일제의 총칼에 양손이 차례로 잘려나간 후에도 끝까지 맨몸으로 저항하다가 ‘죽어서도 신정부와 대한의 독립을 도울 것’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현장에서 장렬히 순국했다.

 문 열사 순국 당시 그를 따르던 박영문, 장경춘, 박도현, 서공휴, 이충규 등 5명의 청년도 현장에서 함께 순국했다. 前 이리삼산의원 원장이자 훗날 초대 이리시장을 역임했던 김병수 씨도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하였다가 큰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현재 익산 남부시장에는 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순국열사비가 세워져 있고 익산역 광장에는 삼일운동기념비가 있다.

 이처럼 선열들의 숭고한 민족정신을 이어받은 익산에서는 매년 4월 4일이면 문용기 열사를 비롯한 애국지사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해가 거듭할수록 참여와 추모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현재 우리가 대가 없이 누리고 있는 자유 민주 평화는 선조의 피땀으로 점철된 과거에 기인하고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헬릿 카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과거를 투영해 미래를 읽는 시공간의 연결고리다.

 익산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젊은 세대들에게 주지시키고 선조의 민족정신과 역사의식을 미래 발전을 위한 역량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 익산시에서는 3.1절 행사는 물론 시군단위 행사로는 좀처럼 열리지 않던 8.15 광복절 기념행사도 이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한 4.4만세운동이 일어났던 4월 4일에는 우리 지역에서 있었던 만세운동을 재현하면서 그날의 함성과 결의와 되새기고 애국 열사들을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들을 마련할 계획이다.

 광복 70주년에 맞는 특별한 3.1절을 전 시민이 참여하여 추모의 마음을 더해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박경철 익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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