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하는 시사경제] 유로6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시사경제] 유로6
  • 이수향
  • 승인 2015.02.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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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조사역 이수향
요즈음 뉴스를 보면 “유로6 때문에…”, “유로6 엔진들의 전쟁” 등 유로6 때문에 자동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자주 보도되곤 한다. 유로6는 유럽연합에서 만든 환경 규제라고 하는데, 유로6가 정확히 무엇이며, 이것이 자동차 업계 및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대기오염에 의한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를 강화해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60년 ‘자동차 오염방지법’을 제정하였고, 일본에서도 1966년 자동차 배기가스를 규제하기 시작하였다. 유럽연합에서는 1970년 시행된 70/220/EC 규정에 근거하여 1992년 ‘유로1’이라는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규제를 도입하였고 3~5년마다 단계를 높여 동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도 유사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럽연합의 유로6가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유럽연합의 규제가 가장 강력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자동차 산업(2014년 중 내수판매량 146만대, 수출판매량 306만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자료)의 경우, 국제 기준 충족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국제 기준에 발맞추고자 2015년 1월 1일부터 배기가스 규제를 유로6로 변경하기로 하였으며,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자동차는 국내 판매도 불가능하게 된다.

이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유로6 규제 하에서는 그간 적용되었던 유로5 대비 질소산화물(NOx)을 약 80%, 입자상 물질(PM)은 약 50% 가량 더 줄여야 한다. 국내에서는 동 규제가 올해 1월부터 3.5t이상 차종에 적용되고 9월부터는 3.5t 미만 중소형 승용차에, 내년 9월부터는 3.5t 미만 화물차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강화된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장치 장착비용 및 엔진성능 개선에 따른 개발비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자동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앞서 동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의 만트럭, 벤츠 악트로스 등 주요 화물차종의 가격은 1,646~1,738만원 정도 상승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 9월 이전에 기존 유로5 적용 차종을 모두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현대 베라크루즈의 경우 유로6 적용 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어 단종시킬 계획이라 한다. 한편, 환경부에서는 유로6 적용 차종과 같은 저공해차량 소유자에게 공영주차료 감면,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게는 수십 만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원 상당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와 소비자와 생산자의 추가 부담 문제가 원활히 풀려나가길 기대해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조사역 이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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