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철 KTX 시대 도래 <완> 순기능 살려 전북발전 기회로
호철 KTX 시대 도래 <완> 순기능 살려 전북발전 기회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2.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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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경쟁 시대엔 성벽을 쌓기보다 길을 내야 한다. 로마제국은 거대 경제권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도로를 만들었다. 무불통달의 로마에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나왔다. 호남 KTX의 올 4월 개통을 시발점으로 전북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순기능만 최대화해 모든 길로 통하는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2일 아침 서울에서 열린 전북 국회의원 조찬 간담회에서는 여러 논의 중 호남 KTX에 대한 대화가 관심을 끌었다. 호남선과 전라선 운행횟수를 늘려가는 데 모두 힘을 모으자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의 최종안 발표가 전북에 최선의 결정은 아니라는 점에 뜻을 모았고, 전라선 KTX는 고작 2회 증회에 그치는 등 피해가 클 것이란 말도 오갔다. 전북 정치권은 모두 합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을 확보해 나가자며 서로 헤어졌다는 후문이다.

 호남 KTX 개통을 전북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정치권이 앞장서고 행정과 각계에서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앞으로 이용수요를 봐가며 증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말은 수요가 없으면 증편도 어렵다는 말로, 호철 개통이 온전한 기회가 아니라 위기도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경제와 사회 등 각 분야의 상위에 있는 정치권부터 호철 효과 극대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50대의 한 당원은 “일회용 간담회 발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정치권이 증회에 앞장서고 도민들의 이용을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이날 KTX 호남선 개통에 대비해 KTX 경유역인 전주와 익산, 정읍, 남원역과 시내·외 버스를 연결하는 대중 교통망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계획도 중요하지만 계획에 맞춰 수요를 창출하는 일도 필요하다.

 

 호남 KTX를 통해 사람과 강소기업이 몰려올 수 있는 창조적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수도권과 접근성이 향상되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호기도 되지만 자칫 전북이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로 전락하거나 되레 수도권으로 돈과 인력이 몰리는 역작용도 위기도 될 수 있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KTX 개통이 가져올 순기능을 최대한 살려 전북발전의 기회로 만들려면 다른 지역보다 2~3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요 확충을 위해 호철의 요금 인하도 적극 건의해 나가야 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KTX 운임은 정부에서 지정고시한 ‘임률’과 거리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임률은 고속선의 경우 ㎞당 163원이고, 기존선은 103원 정도다. 호철 개통으로 용산~익산 구간의 요금은 현재의 3만600원에서 3만2천 원으로 오르고, 용산~전주 간은 3만2천900원에서 1천500원을 더 내야 한다.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게 되면 이용객이 줄고, 다시 운행횟수가 감소하는 악순환을 밟을 수 있다.

 경부고속철에 비해 호철의 요금이 더 비싼 것도 문제다. 당장 광주 광산구와 광산구의회가 요금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서울~부산 고속철 요금은 1km당 138원이지만 서울용산~광주 송정 노선은 154원으로 높다”며 “호철을 탈 때마다 호남 이용객은 경부선보다 5천 원 이상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1회 전라선을 이용한다는 시민 S씨는 “다른 고속철에 비해 요금이 비싸다면 이용도 꺼릴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과 행정이 이 문제도 적극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코레일 검토 중인 KTX 운임 수준> -운임산정: 정부가 지정 고시한 임률과 거리를 기준으로 산정

 -임률은 고속선의 경우 ㎞당 163.31원, 기존선은 103.66원

 -운임수준: 용산~전주 구간은 265㎞에서 236㎞로 감소하지만 고속선이 87㎞ 늘어나 요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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