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할 수 있는 용기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용기
  • 이신후
  • 승인 2015.02.12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샐러리맨 대부분은 자신의 사무실 서랍이나 정장 안주머니에 사표를 품고 다닌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언젠가 이런 힘든 조직에서 뛰쳐나가고 마리라는 다짐과 자유를 향한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표는 쉬이 그 자리에서 떠나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힘들고 억울해도 참아야 먹고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참는 것이 이기는 거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고자 마치 주문과도 같이 외우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여자 친구와 싸운 남자는 ‘남자는 참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중얼거릴 수 있습니다. 상사의 부당한 대우에 부하직원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다’라고 말하며 참아 넘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불일치에서부터 마음의 병이 시작하게 됩니다.

 화병은 정신장애 진단?통계편람(DSM-Ⅳ)에 등재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질환입니다. 화병은 우리나라 특유의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정신질환입니다. 지나치게 참는 것이 습관이 되어 병을 앓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참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갑니다. 자유, 새로운 경험, 즐거움, 그렇게 하지 않을 권리, 무엇보다도 행복을 포기하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참고 살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길에서 이탈했을 때 돌아올 후환 때문일 것입니다. 친구로부터의 외면,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 사회로부터의 차가운 시선, 가족으로부터의 비난 등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성공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즉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두려움은 우리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속박하고 구속합니다.

 성공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높은 직급에 오르고, 더 많은 돈을 벌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회적 명성을 얻기 원하는 등 우리가 추구하는 다양한 성공은 결국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자 하는 원초적인 욕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서 미움을 받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열이면 열 대부분 사람들은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랑과 인정을 모든 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내팽개쳐 버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인의 생각과 처한 환경,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이 달라 생기는 것이 호불호임에도 나 자신만은 세상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기 원하는 불가능한 것을 쫓는 것입니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느라 발버둥치는 동안 우리는 점점 불행해지고 있습니다.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불가능을 불가능으로 알고 가능한 것부터 실천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변해야 합니다.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싫은 것은 싫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평범한 자신도 사랑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용기를 내었을 때 상대가 나를 싫어한다면 상처받지 않고 돌아설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온전한 나 자신을 받아줄 다른 사람이 어디엔가는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함께 행복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화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온전한 나 자신이 사랑받길 원한다면 온전한 자신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정말 내가 내고 싶은 소리는 무엇인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설사 지금 당장 그것을 소리 내어 말하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에부터 작은 변화의 시작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쯤이면 땅 밑에서는 온갖 식물들이 스스로 싹을 돋우기 위해서 무거운 흙을 힘껏 밀어올리며 버티고 있을 시기입니다. 아직도 내 안에 작은 용기의 씨앗이 남아있다면 스스로 누르지 말고 언젠가는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신후<전북디지털산업진흥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