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해 대담한 용기가 필요하다
국민을 위해 대담한 용기가 필요하다
  • 이병화
  • 승인 2015.02.12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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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 등에 대한 여론조사결과가 30%를 밑돌고 있고, 집권여당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자리에 친박이 아니라는 사람들이 차지하게 됨에 따라 대통령의 통치방식 등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하고 있고,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데 2년 정도 흘렀다. 물밑에서, 때로는 세월호 참사처럼 공공연하게 많은 조짐이 있었지만,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이러한 조짐이나 현상들을 몰랐을까? 아니면 귀를 막고 있었을까? 대통령의 임기는 5년 단임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잘해도 5년이고 못해도 5년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나다. 그리고 그 처리나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이라는 일반대중의 몫이 된다. 그 5년 사이에도 모두가 싸늘한 윗목에 앉아 있다면 이구동성으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아궁이를 고친다든지 땔감을 더 구하거나 화부를 바꾸는 등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방이나 불을 피우게 되면 아랫목과 윗목이 구분된다. 보일러가 설치된 방이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윗목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고 하더라도 몇몇은 아랫목에 앉아 있거나 아궁이에서 불을 쬐고 있어 추운 줄을 모르거나 오히려 고구마를 구워 먹거나 누룽지를 먹을 틈을 엿보게 된다.

 2012년 대통령 선거때 유력한 여야 두 후보가 경쟁이 치열하여 경제민주화는 소속정당의 구분없이 중요한 공약이었다. 경제민주화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가진 중간지식층의 지지가 당락을 결정짓는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대략 국민의 1%에 해당하는 40만표가 어디로 가느냐가 당락의 관건이었고, 이를 계산한 양 진영에서도 놓칠 수가 없었다. 오히려 보수층의 의견이 더욱 진보적이었다. 그만큼 긴박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경제민주화는 경제성장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치부되더니만 어느 때부터인가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던 자들은 어디에 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대선 당시 40만표의 향방이 중요해서 그랬다면, 경제민주화를 외쳤는데 그 여건이 안되어서 시행하지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시인하고 이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40만명이 국민의 1%에 불과하다는 숫자적인 관점으로 인식하고 무시한다면 큰일이다. 기대를 걸었던 정당이나 집단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사람들은 그 정당이나 집단을 떠나게 되거나 무관심해진다. 그러나 경제발전단계나 국민들의 의식수준적 측면에서 볼 때 중간지식층의 폭은 넓어지게 되어 있고 그들의 요구는 구체적/집단적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는 언젠가는 실행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 사실상 현 정부에서도 수많은 경제민주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한 조치들이 경제성장을 위한 수단이나 치장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을 따름이다.

 이제 박근혜 정부도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올해가 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이 정부 탄생에 기여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간 아궁이에서 불을 지폈던 사람들에 대한 성적은 각종 경제지표는 말할 것도 없고 취임 초기에 비해 반토막난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로도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불을 때는 방법을 바꿔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불을 때는 사람들을 바꿔야 한다. 당초 각종 정책을 설계하고 고민했던 사람들로 하여금 아궁이에서 그들이 생각했던 방식대로 불을 피우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책임지게 해보자. 지난 2년 동안 국민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하는 정부에 대해 엄청난 인내력을 발휘했다. 그 인내심이 한계점에 도달하면 정부에 대해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되고, 정치나 국가에 대해 무관심하게 된다. 그러한 국민이나 국가가 정말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임시방편적으로 대응했던 자세에서 벗어나 순간적으로 욕을 먹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디자인하고 실행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2012년 대선당시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자 하여 제시했던 정책들을 실행했으면 좋겠다. 물론 아궁이에 나무를 넣는 것도 그러한 정책을 디자인했던 사람들로 하여금 하게 하고 말이다. 그러할 때늦게라고 약속을 지킨다는 당초의 캐츠플레이즈가 빛을 발할 것이다. 국민, 국민! 국민? 5천만명이 한 사람당 오만가지의 생각을 할 때 2조 5천억 가지의 생각이 있을 텐데 다 만족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임기 하반기에는 그간에 소외되고 윗목에서 추위에 떨고 있거나 부엌 밖이나 한쪽 구석에서 서성거리고 있거나 멀리 떠나 버린 사람들에게 과감하게 부엌 아궁이를 맡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만 당초 생각했던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정부와 대통령은 국민을 행복하게 했던 정부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평가받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대담한 결정이 필요하다. 그 길이 진정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국가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병화<한국채무자회생법학회 고문/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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