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에 의(衣)가 꼭 있어야 한다
한옥마을에 의(衣)가 꼭 있어야 한다
  • 장선일
  • 승인 2015.02.10 17: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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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한옥마을은 전국 최대 규모이면서 실제로 사람이 생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민속촌과 한옥마을에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욱이 전주 한옥마을은 한지, 판소리 등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를 가장 많이 담고 있으면서, 맛과 멋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국제슬로우시티연맹은 그들이 추구하는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그 지역에 나는 음식을 먹고, 그 지역의 문화를 공유하며, 자유로운 옛날의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개념”과 맞아떨어져 전주 한옥마을을 도시형 국제슬로우시티로 선포하게 되었다.

 이제 전주 한옥마을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적으로 그 명성이 알려지면서 해가 거듭할수록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즉, 2002년 31만명에서 2014년 600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제주도가 관광객 500만 명을 유치하는 데 20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참으로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요즘 한옥마을은 본래의 가치가 퇴색될 수 있는 심상치 않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즉, 양적인 성장을 추구한 나머지 극심한 주차난에 원주민의 사생활까지 노출되면서 원주민이 대거 이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미욱한 숙박시설에다가 바가지요금까지 더하면서 한옥이 주는 본래의 여유로움 속에 삶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서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인스턴트-패스트푸드가 난무하고 각종 현대적 상업화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서 올해 11월 국제슬로우시티 재지정에 있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주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치명자산 주위에 대규모 주차시설과 남부시장과 도청주위에 숙박시설을 보충하려는 하드웨적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으며, 급기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슬로우시티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통한 공동체 문화 및 행복 찾기 등 슬로우시티 정신의 실현에 노력할 것을 천명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전주시와 주민의 노력이 본래의 한옥마을이 주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전환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필자는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사람이 잘살기 위해서는 멋있는 옷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편안한 집이 필요함과 동시에 삶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옥마을에는 훌륭한 주거(住居)인 한옥이 있고, 풍요로운 음식(飮食)이 있지만, 생활의 변화를 반영한 의복(衣服)과 그 문화가 미온하다는 것이다. 즉, 전통의상인 한복을 입을 수 있는 체험문화가 있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의복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차림새가 중요하다는 말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조상들의 삶을 대변해 주는 의복의 실상이야말로 그 시대의 삶을 볼 수 있는 최고의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옥마을에 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의복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리의 전통의상은 옷감에 바늘과 실이 맞나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내어 삶의 여유와 멋을 더하는 복식문화가 있다. 즉, 침선(針線)이라는 문화예술이 전주 한옥마을에 꼭 갖추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지 체험으로써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의 몸을 가려 아름다운 외적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의복의 변천사를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2호 침선장인 여천 최온순 명인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주재로 조상들의 복식생활사를 그려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더불어 평민에서 귀족에 이르기까지 삶에 필요한 복식문화를 재연한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고, 이를 계승할 수 있는 후학을 양성하면서 복식 체험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이룩한 소중한 작품을 기증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전주에는 숨겨진 가치 있는 문화가 많이 있을 것이다.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숨겨진 문화를 발굴하여 그 소중한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그 공간을 마련하는데 전주시는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이로써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양적 성장에 따른 모순점을 극복하고 질적으로 성숙할 수는 방안을 하루빨리 모색하여 참으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한옥마을을 재구성하여 후손에게 영원히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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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진 2015-03-19 21:07:33
한옥마을 한번 가보고 최악의 여행지로 꼽고 있습니다.
숙박비도 바가지고 주인할머니는 돈밖에 모르는 거 같고 ... 전주라는 곳의 정취보다는 사람에 치이고 상술에 치이고 바가지에 한번 더 치이고 ... 멀리 서울에서 내려갔는데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 여행지였습니다.
홍길동 2015-02-11 09:39:14
교통통제부터 하고 떠들어도 떠듭시다. 노인부터 아이까지 아무걱정없이 안전하게 걸을수 있어야 합니다. 슬로시티라면 최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