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시린 겨울 덕유산
가슴 시린 겨울 덕유산
  • 무주=임재훈 기자
  • 승인 2015.02.0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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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이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 ‘덕유산’.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높은 국립공원 덕유산이 요즘 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롯이 제자리를 지키며 가지각색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넉넉하게 받아주며 버려야 할 것과 채워야 할 것을 말없이 가르쳐준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며 힘들게 정상을 올라 탁 트인 청량감을 뒤로하고 다시 내려가는 코스는 우리네 인생의 여정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일까.

 실연의 아픔을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병든 이에게는 용기를, 사업이 어려워진 이에게는 재기를 다지는 기회를, 또 다른 이들에게는 호연지기를 넉넉히 채워주는 덕유산. 덕유산은 4계절 내내 각각의 제 아름다운 색깔을 드러내며 탐방객이 끊이지 않지만 최근 겨울 탐방객이 눈에 띄게 늘며(지난 12월~현재 61만여 명 방문, 덕유산관리사무소 집계) 그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탐방코스

 무주쪽에서 덕유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갈래 길이 있다. 제대로 산행을 하자면 구천동 탐방지원센터(063-322-3174)가 있는 덕유리 주차장에 차를 두고 송어양식장과 백련사를 거쳐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를 권한다.

 겨울엔 아이젠이 필수이다. 향적봉 정상까지 일반인 걸음으로 3시간여 소요되는 등산로와 나란히 이어지는 무주구천동 계곡이 일품이다.

 “제 생을 다한 산삼 썩은 물과 야생 노루 오줌이 섞인 약수 중의 약수”라는 어느 주민의 소개처럼 명경지수가 마음마저 시원해지는 극한의 청량감을 준다.

 계곡 중간 중간의 은구암, 비파담, 사자담 등 곳곳의 폭포와 작은 담(潭)들이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해 준다.

 승용차 한 대 지나갈 듯한 폭의 산길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백련사까지는 도란도란 옆 사람과 대화를 하며 오를 수 있지만, 백련사에서 빤히 보이는 정상까지는 계단으로 이어지며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난코스다.

 이 코스가 힘들다는 이들에게는 쉬운 길도 있다. 무주덕유산리조트 설천하우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관광곤도라(왕복 1만4천원/인당)를 타고 15분쯤 오르면 덕유산 8부 능선인 설천봉에 하차한다.

 곤도라 아래로는 형형색색 스키어들이 질주하는 슬로프가 내려다보인다. 설천봉에서 도보로 15분쯤 소요되는 향적봉 정상까지는 눈꽃터널과 상고대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백련사를 이용하는 코스와는 전혀 다른 겨울산의 매력을 보여준다.

 습기가 나무에 얼어붙어 생긴 상고대는 마치 하얗게 눈부신 산호초를 보는 듯 이색적이다.

 탁 트인 향적봉에서 잠시 땀을 식힌 후에는 가까이 보이는 대피소에 들러 라면을 꼭 한번 드셔 보시라. 상표는 저 아래 세상에서 보던 것인데 그 맛은 전혀 다른 천상의 맛이다. 이 코스는 곤도라 운행시간(오전 9시~오후 4시30분)을 깜빡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기억하시길.

 산행을 마쳤으면 무주덕유산리조트(063-322-9000)의 찜질방(세인트 휴)에서 피로를 푸는 것도 추천코스다.

 ◇ 숙박

 ▲ 향적봉 대피소(063.322.1614) : 숙박료 1만원/1인당(12월~이듬해 4월)

대피소(산장)에서 다른 팀들과 혼숙을 해야 한다. 예약은 필수

 ▲ 단풍마을 휴(063.324.1000) : 덕유산 입구 치목마을에서 운영하는 깔끔한 펜션으로 찜질방과 식당 등 부대시설이 풍부하다.

 ◇ 맛집

  백련사 산행코스가 시작되는 구천동탐방지원센터 주위에는 더덕구이, 산채백반 집이 몰려 있다.

 ▲ 원조 할매보쌈(063-322-7707) : 보쌈, 올갱이해장국이 맛있다.

 ▲ 예촌 본가(063-322-5665) : 무주덕유산리조트 하행선에 있으며 불고기 산채정식, 버섯전골, 흙돼지삼겹살 등이 유명하다.

 무주=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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