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실종, 행정실종, 끝은 있는가
정치실종, 행정실종, 끝은 있는가
  • 송재복
  • 승인 2015.01.29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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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사람들은 한숨을 쉰다. 정치는 하는 것인가 그리고 행정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다. 대통령은 있으나 무엇을 하는지를 모르겠고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을 교체한다고 하나 되는 것은 없고 똑같다는 생각에서 이다.

  결국, 통치는 있으나 지배자가 없는 통치가 이루어지고, 정치는 있으나 결과가 없고, 행정은 기댈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경제가 잘되는 것도 아니고 사회도 범죄나 불안전한 사고가 난무하다. 더욱이 있는 자는 갑질을 하고 상급자는 권력을 누리는 것에 취해있다.

  젊은이들은 갈 곳이 없어서 심지어 무장단체이슬람국가(IS)지원자가 생기고, 건설경기는 죽어가고 있어 중소건설사들이 거의 문을 닫는 지경이다. 여야정치와 행정은 연말정산처리에서 나타나듯이 정확한 계산과 예측도 못하여 소급처리하는 퇴보적 효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권력의 최고 권부인 청와대를 흔들어 대는 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와 관련된 문지방권력자들은 권부에 그대로 눌러앉아 있으니 국민의 안개 짙은 회의론과 반문은 그칠 줄 모른다.
 

 결국 사람의 문제이다 

 얼마 전 서울대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했다. 권위주의 시대에 민주주의를 외치며 했던 식자층이 비정상적인 국정에 대해 걱정어린 집단행동을 한 것이다. 앞으로 혼란스런 국정이 잘되기를 기대해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정치와 행정 그리고 통치가 난맥상을 보이는 걸까.

  그 원인은 무엇보다도 최고통치자의 문제로 귀속될 수밖에 없다. 박대통령이 문제의 근본이라는 점이다. 대통령이 존재는 하되 군림하는 권력의 최고수장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주지 못하는데서 문제가 있다. 통치를 하는데 박대통령이 방향을 잡거나 뚜렷한 지향점이 없이 나만의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박대통령의 연두기자 회견에서 “제가 장관을 만나야 할까요” 라는 말이 암시하듯 장관이 해당부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대통령을 자주 만나는 것부터 제한된 것 같다. 그러하니 행정이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결과적으로 국민을 위한 행정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역시 인사이다. 새로운 정치국면은 새로운 사람을 요구한다. 상황에 따라 국면을 바꾸어야 할 경우 사람을 교체하여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정치이다. 죄가 없으니 그대로 가겠다는 것은 그동안 그러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한갓 바보이거나 푸념을 늘어놓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과 같다.

  중우정치에서와같이 다수 의견이 잘못될 수 있으나 다양한 여론기관이 발달한 현대에서의 잘못된 여론은 그것이 의도적인 것이 아닐 경우 정의로운 것일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정의를 권력으로 무시하고 있다는데 더욱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는 사적인 것이 아니며 국민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요구는 수용되어야 한다.

  역사에서 보듯 자신의 잘못된 고집이나 신념은 위험한 저항을 낳을 수 있다. 현 시국에서 행정도 문제이다. 아무리 대통령의 공약에서 증세 없는 복지실현을 추구한다고 할지라도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즉시하고 대의적인 여론수렴 속에서 증세방안을 논의하거나 최소한의 분명한 정책적 방향을 재설정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나 그렇지 못했다. 이것도 결국 사람의 문제이며 대통령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안된대서 나온 것이다.

 
 고민하는 정권이 되어야 

 박대통령은 임기 3년 차를 맞이한다. 내년은 총선이 있다. 어느 방송기관은 최근 박대통령의 지지도가 30%도 깨질 것으로 예상한다. 여당 내에서도 박대통령을 믿고 이대로 내년의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여당 자체에서도 미래의 정권 재창출에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안보적 상황은 쉽게 간과할 수 없다. 한일, 남북 간의 거리감은 상당히 멀어져 있다. 우리의 경제는 살아야 하고 안보도 지켜야 한다. 여기에 젊은 세대들의 문제는 정말로 심각하다.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없다. 그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또 고령화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권력은 군림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이다. 고민이 있어야 하고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나를 떠나 우리를 위한 좋은 전략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정권도, 대표도 의미가 없다. 차후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본다.

 송재복<호원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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