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원도심 상권, 악화일로 치달아
전주 원도심 상권, 악화일로 치달아
  • 왕영관 기자
  • 승인 2015.01.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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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민일보 DB.

“도청 이전으로 전주 효자동과 혁신도시 일대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덕진동, 우아동, 인후동 등 원도심 상권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 호재가 원도심 상권의 몰락과 건물 가치를 급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어, 폭넓고 중장기적인 원도심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28일 지역 부동산업계와 원도심 상인들에 따르면 요식업을 중심으로 각종 상권이 형성된 전주 서부신시가지 일대는 밤낮없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고, 전북혁신도시 또한 농촌진흥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의 본사 이전 효과로 상권 형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내 건물의 가치도 급상승하고 있다. 신시가지 내 상가 대부분이 5~6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고, 혁신도시 상가건물도 최고 4억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반면, 예전 젊은이들의 ‘아지트’로 불리던 덕진동(전북대 구 정문 앞) 일대는 신도시 개발 호재로 직격탄을 맞으며 빈점포가 하나 둘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상가건물의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실제 구 정문 앞 골목 상권은 당초 거래가에 크게 못 미치는 가격에 매물로 나온 상가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근에 있는 건물 또한 기존 건물을 증·개축 해 임대를 내놓았지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북대 앞 3층 건물을 소유한 김모씨(42)는 “지난 7~8년 전만 해도 건물에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는데 지금은 시설비 보존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젊은이들이 신시가지로 떠난 후 건물 가치는 크게 떨어져 현재 임대를 구하는 사람도 없다. 빈점포를 보면 속이 타들어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유흥주점 등 술집 상권이 조성돼 한때 호황을 누렸던 우아동과 인후동 일대도 문을 닫은 점포가 즐비하다.

이 지역은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낙후도 심각한 수준으로, 건물 대부분이 공시지가 수준에도 매매가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원도심 건물주들은 ‘원도심 활성화 대책’이 한옥마을 인근 등 특정 지역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아동 한 건물주는 “10년 전만 해도 우아동 일대 상가 권리금은 평균 6~7천만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권리금 없이 내놔도 임대가 되질 않는다”며 “자연스레 건물가치도 하락해 매매도 어렵다. 전주시는 분명히 신도시 개발에 따른 원도심의 몰락을 인지했을 것인 데 현재까지 한옥마을 인근을 제외한 타지역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 다른 건물주도 “원도심 상가 공실률이 늘면서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안 돼 경매처분되는 부동산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며 “전주시는 시장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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