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항만이 선박 대형화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지 못해 ‘동네 항만’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26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군산 신시도와 비안도 구간의 새만금 방조제 전면해상에 부두 18선석 규모로 조성될 새만금 신항만은 올해 57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방파제 축조공사와 매립 호안 설계용역 등을 착수하는 등 본격 개발된다. 오는 2030년까지 2단계에 걸쳐 2조5천482억 원을 투자할 신항만은 작년 말 현재 방파제 축조 공사만 68%의 공정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신항만 부두는 최대 2만 톤급 선박만 접안할 수 있는 소규모여서, 세계적인 ‘선박 대형화’ 추세와 전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유성엽 새정치연합 도당위원장(정읍)은 “선박이 드나들 신시배수갑문 쪽의 수심은 15~40m에 달하는 등 동북아 항만 중 경쟁력이 최고”라며 “개발 규모를 키워 동북아 수출 전진기지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의 김관영 의원도 “10만 톤급 이상 원유선은 아니라도 최소 5만 톤급 이상 대형 선박이 상시 접안할 수 있도록 신항만 개발계획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군산 외항에 5만 톤급 선박이 들어오지만 수심이 얕아 바다에서 대기하다 밀물 때 끌어오는 상황”이라며 “신항만의 대형화는 군산항 활성화 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최근 이연택 새만금위원회 위원장에게 신항만의 개발 규모 확대를 강하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항만 중 인천항은 10만 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고, 5만 톤급 선박의 입출항도 가능한 갑문식 도크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부산항 역시 5만 톤급 20여 척을 포함해 다양한 규모의 150여 척의 선박이 접안할 수 있으며, 광양항과 평택항도 이에 필적하는 접안 능력을 자랑한다.
항만 개발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대 항만인 양산항(洋山港)은 수심이 15~18m에 불과하지만 최근 5만 톤급 컨테이너 선석 5개와 7만 톤급 선석 2개 등을 추가로 개발하는 4단계 사업을 승인했다”며 “수심이 깊은 새만금 신항만을 중국 양산항의 대항마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새만금 신항만의 잠재적 경쟁력과 미래 확장성, 선박의 대형화 추세를 감안해 하루빨리 설계변경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