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논란 확산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논란 확산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5.01.25 14: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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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에 개통하는 호남고속철도(KTX)의 서대전역 경유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호남권에 이어 충북도까지 강력 반발하고 나서는 등 서대전역 경유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다 전라선 KTX 운행의 경우 열차 3편 중 1편 정도가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전북 홀대의 심각성을 더해준다는 불만과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 수요 증가-불편 가중: 호남고속철도가 올 3월에 개통되면 이용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서대전역 경유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전북도민일보가 입수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호철 개통 시 KTX 운행계획’에 따르면 올 3월에 호철이 개통되면 호남선 이용객은 종전보다 33%가량 급증하고, 전라선 7개 역의 이용수요도 30%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호남선 이용객은 지난 2013년 하루 평균 2만500여 명에서 작년엔 1% 정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호철이 본격 가동되면 올 3월 이후에 하루 평균 이용객이 2만7천여 명으로 7천 명 가까이 격증할 것으로 보여, 서대전역 경유가 현실화할 경우 이들의 불편은 극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요 정체 상태에서 호철이 이용객을 끌어들이는 반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말이다.

 호철 개통은 전라선 KTX의 이용객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레일의 예측 수요를 보면 전라선 이용객은 지난해 하루 5천90여 명에서 올해는 1천600명가량 늘어난 6천600여 명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사회단체 등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도는 “서대전역을 지나게 되면 KTX 건설의 당초 효과가 없어질 수 있다”며 호남권 지자체와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전북애향운동본부도 지난 21일 긴급성명서를 내고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경유는 200만 도민을 무시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처사”라며 “만약 서대전역을 거치면 수도권과 전북 간의 시간적 접근성에 45분가량 더 늘어나는 등 KTX 운영의 실 취지마저 무색케 하는 일”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 운행 늘려도 효과 반감: 코레일은 이용객 불편 해소 차원에서 운행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라선의 주말 운행횟수를 18회에서 26회로 늘리고, 호남선은 44회에서 56회에 증회하는 운행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열차를 많이 운행한다 해도 서대전역 경유에 따른 불편은 해소하기 힘들 전망이다. 코레일은 호철 개통 이후 주말 기준 상하행선을 합쳐 하루 62회에서 82회로 20회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호남선의 경우 12회를 늘린다 해도 서대전역 우회 차량이 전체 운행 편의 18%에 달하는 10편이나 되는 까닭이다. 전라선은 18회에서 28회로 8회가 늘지만,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차량이 31%에 해당해 불편이 더 심할 것이란 반발이다.

 호철을 이용해 익산에서 서울 용산까지 가면 66분이면 충분하지만, 서대전역을 거치게 되면 111분이나 걸리는 등 45분가량 허비하게 된다. 전주·남원권 이용객들은 전라선을 이용해 익산까지 간 뒤, 다시 서대전역을 거치게 된다면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KTX가 운행되면 운임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여기다 서대전역을 거치는 불편까지 감내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호남고속철도가 운행되면 용산~익산 구간의 운임은 올 1월 3만600원에서 3만2천 원으로, 1인당 1천400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전주와 용산~남원 구간의 요금도 현재의 3만2천900원과 3만7천800원에서 1천400원 이상 오른 3만4천400원과 3만9천2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도민들은 시간단축의 효과를 느끼지 못한 채 요금만 더 내는 이중고의 KTX 시대를 맞게 된 셈이다.

 ■ 고립된 서대전역 경유안: 코레일의 서대전역 경유 방안은 호남과 충북의 반대에 고립된 상태다. 충북에서도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조병옥 충북도청 균형건설국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서대전역 경유 방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해 줬다. 충북마저 서대전역 경유가 KTX를 저속철로 전락시키고 오송역의 위상 약화를 가져올 것이란 불만이다.

 청주시도 “서대전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은, KTX 오송 분기역으로 국가철도망 X축을 실현해 균형발전을 이뤄나가자는 정책목표에 정면 배치된다”며 반대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호남고속철도 건설 목적에 역행하는 서대전 경유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하는 등 충북 지자체를 넘어 시민단체까지 서대전역 경유에 반대하고 나섰다.

 지역민들은 “충남을 위해 충북과 호남이 반대하는 안을 강행한다면 거도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당초 계획대로 오송~공주~익산 노선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북 정치권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토교통부 항의 등 총력전을 경주하고 있다.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위원장은 호철의 서대전역 경유는 고속철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지역주의 정책이라며 26일 강하게 성토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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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2015-01-25 21:51:39
서대전역 경유하는 광주행 손님께는 45분 더 걸리니까 요금을 대전광역시 예산으로 33%정도 보조해주면 돼죠. 고속철이라 요금은 비싸지는데 시간은 45분 더 걸리니까...
익산행은 대전 양반때문이니 대전시장이 50% 정도 보조하면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