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영화전문 도서관 문 열어
국내 최초 영화전문 도서관 문 열어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5.01.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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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봉수 대표(오른쪽)와 민병록 관장이 의기투합해 만든 전주영화도서관은 660㎡의 규모로,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영화카페와 다양한 영화 자료를 감상 및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김얼 기자
 1950-60년대 전쟁의 상흔이 지나간 자리에 전주인들은 ‘영화’로 문화예술의 꽃을 피웠다. 한국 영화사에 길이 기록될 이강천 감독의 ‘아리랑’과 ‘피아골’은 물론이고, 국내 최초의 완전한 컬러영화로 기록되고 있는 ‘선화공주’ 등 당대 대표적인 한국영화의 상당수가 바로 전주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한국영화의 근·현대사를 함께해온 전북 전주에 국내 최초의 영화전문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전주영화호텔 3층 컨벤션홀에서 전주영화도서관이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첫 발걸음에 나선 것.

 전주영화호텔(대표 양봉수) 2층에 자리한 전주영화도서관은 200여 평의 규모로,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영화카페와 다양한 영화 자료를 감상·관람할 수 있는 영화도서관으로 구성돼 있다. 호텔 내 영화도서관 건립을 적극 추진해온 양봉수 대표는 “전주가 영화의 도시로 도약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문화시설이 없어서 아쉬움을 느껴왔다”면서 “방문객과 지역시민들이 영화의 도시 전주에 대해 조금이라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도서관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립배경을 밝혔다.

 도서관 관장은 민병록 전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맡았다. 개관을 준비하며 민 관장은 40여 년에 걸쳐 모은 책, 잡지, 논문, 영상물 등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민 관장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영화전문도서관이 하나도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 전주영화호텔에서 이러한 공간을 마련한다고 해서 함께하게 됐다”며 “오랜 세월 정성을 들여 모은 자료들이지만, 고향인 전주에 기증함으로써 작지만 소중한 발자취를 남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호텔의 문화사업에 뜻을 함께한 김건 무주산골영화제 집행위원장, 신귀백 영화평론가, 이영호 전북독립영화협회 조직위원장 등 지역의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자료를 기부하고 나서 더욱 뜻깊다.

 이렇게 꾸며진 도서관은 영상자료만 총 1만5천 편에 달하며, 전문서적 3천4백 권과 관련잡지 2천 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뤼미에르 형제가 1895년에 만든 흑백무성영화인 ‘열차의 도착’이라는 세계 최초의 영화를 비롯해 몽타주 기법으로 유명한 러시아 영화감독 에이젠슈타인의 영화들과 프랑스의 천재 감독 장 비고의 ‘라탈랑트’ 등 진귀한 보석들도 소장돼 있다. 또한 도서관 한쪽 벽면에는 엔틱 영사기 및 아날로그 카메라 등 영화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도 진열돼 있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즐겁게 한다.

 향후로는 도서관 소장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쉽고 편리한 자료열람 시스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영화인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의 구성과 운영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민병록 관장은 “이곳은 영화인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누구나 도서관에 오면 편하게 책을 보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전문도서관을 통해 전주가 영화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봉수 대표 역시 “영화인들은 물론 전주시민들에게도 영화 관련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영화호텔은 국내 최초의 영화호텔(Movie Hotel)로 전주 영화의거리 인근(전주시 완산구 객사2길)에 위치해 있다. 호텔은 10층 높이(연면적 1300여㎡) 규모로, 1인실부터 4인 가족형 객실까지 총 71개의 객실을 갖췄으며 13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현재 3층 컨벤션 홀에서는 도서관 개관을 기념해 1월 24일부터 2월 7일까지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송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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