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그리고 사회온난화
지구온난화 그리고 사회온난화
  • 김종일
  • 승인 2015.01.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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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과학이 과거보다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뉴턴의 이론이 등장한 것이 불과 3백여 년 전이니 이제 겨우 세상에 첫발을 디딘 갓난아기 수준이라 보는 게 맞겠다. 모든 과학기술의 기둥이랄 수 있는 물리학을 봐도 그렇다. 물리학의 핵심인 고전역학과 상대론 그리고 양자역학은 각기 이론 자체에 정의되거나 가정된 영역 안에서 훌륭한 구실을 하지만 이것들을 모두 서로 엮어 놓으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꼴사나운 이론체계로 세상의 이것저것을 부분적으로 제법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세상만사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체계는 아직 멀고도 먼 훗날의 일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세상에 무엇인가 존재하며 그것들은 셀 수 있다”라는 사실 하나로부터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다.

 독일 수학자 괴델이 논리적으로 완전한 이론체계의 정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체계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설사 그것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알 수 없는 영역이 남는다. 그것은 3개 이상의 구성물로 이루어진 시스템에 관한 해법이다. 현재 우리는 단 하나의 대상의 운동에 대해서는 완전한 수리 물리적 묘사가 가능하지만, 대상이 두 개만 돼도 해법이 없다. 그런 경우 수학적인 트릭을 써서 하나의 문제로 치환시켜 푼다. 하지만, 대상이 3개 이상이 되면 이런 트릭도 통하지 않는다. 이것은 수학 발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원천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라 보면 되겠다. 따라서 다루어야 하는 대상의 수가 3개 이상이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근사적 방법이 동원된다.

 따라서 물리학자들은 복잡한 시스템을 다루는 데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것이 지구와 같이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라면 입 다물고 겸손하게 부분적으로나마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을 하나씩 수집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산화탄소가 주범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주장이다. 먼저 우리는 지구의 온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들이 무엇인지조차 완전하게 알지 못한다. 태양흑점의 활동이나 해수 흐름의 변화 등이 요인일 수 있겠다는 등의 정성적 추측은 가능하지만 정확한 정량적 예측은 요원하다. 설사 지구온난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손 치더라고 그 원인이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주장은 현재 시점에서는 섣부르다 못해 의도가 불순하다.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온실효과로만 따지면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의 20배라고 한다. 메탄가스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식용 가축의 수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육식을 절제해서 가축의 수를 줄이자는 주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이유는 짐작하겠지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 주장은 정치와 자본의 합작품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기존의 질서를 흔들어 새로운 정치경제적 헤게모니를 원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선동 아젠다로 본다. 필자가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과 관련 국가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단 한 번도 신재생에너지가 미래를 위한 에너지 대안이라는 따위의 허황한 거짓말은 한 적이 없다. 경제성을 떠나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인류에게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주어진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교적 합리성과 객관성을 갖춘 과학기술 분야도 정치와 자본의 선동 수단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하물며 권력과 돈이 우선하는 우리 사회는 어떠하겠는가? 지구는 몰라도 나날이 우리 사회는 분명히 뜨거워지는 것 같다. 개인이나 집단이나 모두 정치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일단 주장하거나 선동하고 나선다. 사실과 논리 그리고 객관성과 합리성 따위는 적어도 특히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고려 대상이 아닌 것 같다. 무지를 이용하든 감성을 자극하든 속여 넘길 수만 있다면 그는 이미 승자다. 현재 대한민국은 꿩 잡는 게 매다. 특단의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종일<전북대학교 교수/신재생에너지소재개발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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