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교 방과후 수업, 유능한 외부강사 참여할 수 없어
전북 고교 방과후 수업, 유능한 외부강사 참여할 수 없어
  • 김창환
  • 승인 2015.01.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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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과 후 수업은 정규수업 외의 별도수업이다. 고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은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매 학기와 방학 때마다 이루어진다. 과거 전북교육에서 방과 후 수업은 강제적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지금도 반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학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김승환 교육감 체제하에서 강제성은 많이 사라졌다. 긍정적이고 바람직하다.

 방과 후 수업의 문제점이 모두 다 해소된 것은 아니다. 방과 후 수업 강사가 해당 학교 교사가 되는 경우이다. 해당 학교 교사가 지속적으로 학생을 관리하며 수업할 수 있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수강자인 학생이 해당 학교 교사의 수업을 듣고 싶지 않을 경우가 문제이다. 개설된 과목의 강사가 거의 다 해당 학교 교사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의 경우에 방과 후 학교 선생님의 대부분은 외부강사이다. 외부강사가 수업을 하지만 보편적인 문제가 생긴 적도 없다. 오랫동안 초등의 경우에 방과 후 학교 선생님을 모시지만 치명적인 문제점을 보였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도 없다.

 고등학교에서 외부강사를 초빙해 대다수 강좌를 개설한 학교는 없다. 외부강사를 초빙한다고 해도 3% 이내이다. 예체능과목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고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수능과목의 경우에 주로 학교교사가 전담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수업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방과 후 수업을 정규수업 부담도 작지 않은 내부교사가 할 경우에 질 좋은 수업을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학생들의 불만, 학부모들은 이 점에 기인한다. 정규수업에 지친 교사의 수업을 듣는 학생에게 열의를 가지고 수강하라는 것은 교사, 학생 모두에게 유익하지 않다.

 전북교육청에 의하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방과 후 수업의 강사는 원칙적으로 외부강사를 우선시하도록 되어 있다. 외부에서 강사를 적정한 절차를 거쳐 선발하는 것이 우선이다. 교육청 홈페이지에 강사를 구하도록 게시하고 이를 통해서도 강사가 구해지지 않을 경우에 내부 교사가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더구나 전북대, 우석대, 원광대 등은 사회적 법인을 설립해서 방과 후 학교 전담강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전북교육에서 이루어지는 고등학교 방과 후 학교는 이런 절차를 거의 따르지 않는다. 관리감독기관인 전북교육청도 관리감독하지 않는다. 허울뿐인 지침을 줄 뿐이고 실제로는 수수방관한다.

 내부교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방과 후 수업은 장점도 있다. 하지만, 방과 후 수업의 선택권을 학생에게 돌려줬다면 전북교육청은 외부강사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방과 후 수업을 시행하는 전북 도내 고등학교를 지도해야 한다.

 전북교육청이 학력신장을 위해서 애쓰고 있다고 하지만 전북 학생의 학력이 전국 꼴찌라는 비판은 파다하다. 이런 비판이 오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같은 비판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방과 후 학교 운영시스템에 대해 지도와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

 시행하기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단지 기존의 관행과 일부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새로운 선생님에게 수업을 듣고자 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요구일 수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같은 음식을 매번 먹는 것은 물리는 일이다. 외부강사를 방과 후 수업 강사로 일상화하는 것은 사교육비를 줄이는 일이기도 하다.

 2015학년도에는 전북의 고등학교에서 정규수업은 내부교사가 방과 후 수업은 외부강사가 분담해 이루어지는 수업형태를 보았으면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시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라는 것이다. 혁신은 새로움에만 있지 않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에도 있다.

 김창환<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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