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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밝은 새벽을 잉태한 짙은 어둠이기를...
박기영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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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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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중반 ‘조국근대화 작업’이란 주제가 범국가적 슬로건으로 내걸리고 또 그 실천수단이 ‘배고품의 해결’을 골자로 한 경제발전이란 논리로 결론되어졌을 때 당시 세인들의 염려는 인간사회에 있어서 행여 인본주의가 황금주의에 의해 마손될 수도 있지 않을까를 걱정하는 시각들 이었다.

물론 그러한 염려는 ‘군자란 배고품에 먹을 것 만을 구하지 아니하고 또 일신의 안위를 위해 편안한 잠자리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유가(儒家)적 가치가 기저를 형성한 것이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 이미 수십 년 후에 표출되어질 한국사회의 갈등과 대립구도를 예견한 것만도 같다.

사실 조국근대화 사업을 모토로 하여 일련의 경제개발계획들이 입안, 실천됨에 따라서 한국사회는 가히 상전이 벽해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변모하였다.

해마다 공룡처럼 엄습해 왔던 겨울나기에 대한 공포와 보릿고개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져 버렸고, 쌀 한 됫박에 날품을 팔아대던 노동시장에서는 이제 하루 쌀 한 가마니 값에도 일손을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 대신에 너 나 할 것 없이 어떻게 하면 체지방을 덜어내고 또 좀 더 화끈하고도 신나게 놀아볼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들이 새로운 풍속도로 등장하였다.

다시 말해서 외견적 측면에서 보면 한국사회는 분명 최근 반세기 만에 미증유의 물질적 풍요를 맞게 되었고 또 이미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선진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헌데 내부에서 본 한국사회의 현실은 그와는 딴판이다.

농어민은 농어민대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또 봉급생활자는 봉급생활자대로 모두가 못 먹고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치고들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른 바 ‘성공한 자’로 구분되는 ‘가진자’와 ‘잘난자(?)’들, 그리고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는 선거절차를 통해서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던 여당과 정부가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다. 또 그에 더하여 이 나라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어 놓은 것은 6, 70년대에 조국근대화 작업을 주도했던 개발독재자들과 학력주의를 부추겨온 서울대 마피아들 이란다. 때문에 아우성꾼들의 주장인즉슨 ‘가진 자’들의 중심에 서 있는 재벌은 해체시켜 버리고, ‘잘난자’들은 학력평준화로 퇴치시켜 버리며, ‘개발독재자(?)’들은 ‘역사 바로세우기’와 ‘과거사 청산’으로 척결시켜 버려야 한단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속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가치와 이상향을 추구하며 속인들의 사후세계를 책임져야할 교역자들은 속세와의 절연은커녕 속인들의 대열속에 가담하여 속인들의 분노를 더욱 더 부채질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며 핏대를 세워댔던 교육정책 책임자들은 ‘친환경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신장’ 그리고 놀자판(?)의 확대?강화가 교육의 본질이자 실체인양 휘?고 다닌다.

이런 상황들이 이른바 단편적으로 살펴본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맞고 있는 경제대국 한국사회의 내부적 상황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내부상황이 왜 이처럼 파행적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가? 그것은 아마도 이 땅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인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의 향유와 구사를 타인의 존재와 타인과의 공존을 전제하지 않고 사전적 의미로 학습하고 또 실천한 데에서 연유되지 않았나 생각되어진다.

허나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민은 지혜롭고 또 이지적인 사람들이며, 그 때문에 그들이 표출해 내고 있는 현재적 상황도 분명 더욱 밝은 새벽을 맞기 위한 짙은 어둠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좀 더 실익이 있게 이 어두움을 감내하려고 한다면 우리가 지금껏 증오(?)하여 왔던 ‘잘난 사람’이나 ‘가진 자’란 응징과 궤멸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이 실천한 삶의 지혜와 노하우를 배우고 익혀야 할 학습의 대상으로 설정해 보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기영<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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