指鹿爲馬(지록위마)
指鹿爲馬(지록위마)
  • 조금숙
  • 승인 2015.01.13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指鹿爲馬(자록위말)란‘사슴을 가리켜 말 이라 일컫는다’ 는 올해 을미년의 사자성어이다. 본질을 속이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 거짓이 진실인양 판을 친다는 뜻이다. 우리사회 지성인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이다.

 이 사자성어의 유래는 史記 진시 황본기 에서‘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고해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였다는 데서 유래했다. 태나라 시황제를 섬기던 환관에 조고라는 악당 신하가 있었다. ‘조고’는 시황제가 죽자 유서까지 위조해서 태자를 죽이고 나이 어리고 어리석은‘호해’를 내세워 황제로 옹립했다. 그래야만 자기가 권력을 마음제로 휘뒤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호해황제를 온갖 환락 속에 빠뜨려 정신을 혼미하게 한 다음 묘한 술책으로 정직하고 올곧은 원로 중신들을 처단하고 자신이 승상이 되어 조정을 완전히 쥐고 장악했다. 조고는 입을 다물고 있는 중신들 가운데 자기를 좋지 않게 생각하여 바른말을 한 중신을 가리기 위해 술책을 썼는데 어느날 사슴 한 마리를 어전에 끌어다 놓고 황제에게 이게 “말입니다”라고 고했다 황제 호해는 “어찌 사슴을 말이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래도 조고가 사슴을 줄곧 말이라 우기자 황제는 중신들에게“저게 뭐 같소?”“말이요 아니면 사슴이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대부분 중신들은 조고가 두려워 사슴인지 뻔히 알면서도 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마지막 양심이 남아있는 중신은 죽을 각오를 하고 “사슴입니다”라고 말하니 조고는 바른 대답을 한 중신들을 똑똑히 기억했다가 죄를 뒤집어 씌워 죽였다고 한다. 조고는 자신에게 반대한 자를 이런 식으로 처단했다.

 황제는 자신의 판단에 자신을 잃고 정사에서 물러났다고 전해진다.

 2014년 갑오년 수많은 사슴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된 사건, 윤리적 각성과 사회전반적인 시스템의 재정비, 권력싸움으로 나라를 어지럽게 만든 당사자들, 약자 ‘을’ 앞에 강자 ‘갑’의 오만방자 횡포 등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사회를 혼란케 하고 강타해 국민정서를 해쳤다 우리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없었다는 평이다.

 사건마다 실체는 가려버리고 본질을 호도다고 있어 국민의 상처 또한 어느 해보다 컸음을 우리 사회가 반성하며 새해를 맞이한 것이다.

 열심히 살았는데 행복을 못 느낄 때 삶에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보자. 내마음의 틀을 확 바꿔 보는 것, 심기일전, 새로운 각오를 많이 하는 새해 첫 달이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나 명예를 행복이라 생각할 수 있다. 또 행복은 미래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과 나를 비교하면 기분을 망친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생각하기에 따라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감춰진 욕구 때문에 그것을 이룰 수 없어 행복을 못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동안 행복이라는 말을 어떻게 정의하고 사용해 왔는가? 그럴싸한 포장용으로 기부용으로 써 왔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나는 오늘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낡은 습관 실패의 흔적, 상처까지도 벗어버리고 나는 오늘 새로 태어났다” 그동안 내가 세상 탓만 했다면 이제 나의 탓으로 돌려보자 실패의 원인은 많은 경우 내 탓일 것이다 내가 상처를 받았다는 것도 알고보면 나도 언젠가 남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니 용서의 철학으로 나를 포용하자.

 나는 사랑이 충만하고 나눔이 따뜻한 여생을 살리라. 사랑과 나눔이 나의 무기이고 자산이기에 누구도 이 힘에는 대항하지 못할 것이다. 인생의 보람도 출발점 가까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행로의 끝부분에 온다는 것을 굳게 믿으리라. 인생낭비, 시간관리, 한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으리. 최후의 순간처럼 오늘을 살아가리라. 오늘하루가 생산적인 날이 되기 위해서는 내 감정의 지배자가 되리라. 짜증이 부글부글 끓어도 내 마음의 온도를 내려야지 항상 누구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경우가 아니다. 나는 친근하고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는가?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하였던가? 다른 사람의 눈에 있는 티끌은 재빨리 보여도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는 보이지 않는 그 무지한 행동은 우리 자신의 흠일 수도 있다. 우리자신도 돌멩이를 맞아야 할 갑이 아닌지? 반성해 보자 ‘樂天指命(낙천지명)’ 이란 말이 있다. 운명을 지혜롭게 받아드리는 삶의 방식이다.

 얼핏 듣기에는 속이 텅 빈 사람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삶의 아픔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세상 살아가기 힘들고 고달플 것이다. 인생살이 순풍에 돛을 단 항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힘겹고 아픈만큼 인생은 성장, 탐스러운 꽃을 피워 낼 것이다. 지난해 우리사회는 너무나 힘들고 아픔이 많았다. 새해에는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과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켜 대한민국 공통의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자.

조금숙<광복회 전라북도지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