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한4미를 아시나요
3한4미를 아시나요
  • 김진태
  • 승인 2015.01.12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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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한이 지났다.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상징하는 소한추위를 겪고 나니 겨울 추위가 금세 수그러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도변화가 크게 느껴진다. 겨울에는 추워야 정상이라지만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추위보다는 따뜻한 겨울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기성세대가 각자 가지고 있는 아련한 겨울 추억은 다양하고 생생할 것이다.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입을 크게 벌리고 뛰어다니며 받아먹거나 처마밑의 고드름을 따다 아이스 바처럼 오도독 오도독 깨물어 먹던 일, 논밭의 고인 물이 얼면 신나게 썰매를 타던 일, 겨울의 차가운 바람을 피해 남쪽의 햇빛을 향해 쪼그려 앉아 모닥불을 피우고 군밤이나 고구마를 구워먹던 일 등등 여러 가지 추억들은 여전히 우리들이 잊고 지냈던 동심을 기억나게 해주고 있다.

 대기오염을 비롯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전혀 갖지 않고 지냈던 지난 세월에 비해 최근의 생활여건은 그야말로 온갖 제약이 뒤따른다. 먹는 식재료부터 마시거나 생활하는 공간까지 갖가지 생활환경의 오염과 후유증은 이제는 거의 스트레스 수준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단순히 스트레스에 국한되는 문제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겨울이면 특히 빈도가 높아지는 방안의 환기를 소홀히 해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장애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노출된 대표적인 문명공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우리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겨울추위 다음의 포근한 날씨가 되면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세먼지 예·경보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올해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2회씩 하루 4회에 걸쳐 미세먼지 수치를 공표하도록 되어 있다. 전라북도에는 6개 시군에 모두 13개 지점의 대기오염 측정지점이 있어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대기오염 상태를 해당 시군에 통보해 주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토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손발을 깨끗하게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이행토록 하는 행동지침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노약자의 경우 야외활동을 금하고 깨끗한 공기가 공급되는 실내에서의 활동이 요구되는데 노인시설의 경우 여건이 미흡하거나 법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2015년에는 소규모 노인시설에 대한 실내공기질 측정 시범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정상적인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의 호흡기에 대해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마스크나 창문을 닫는 단순한 예방책으로는 제대로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단순한 방한마스크가 아닌 미세먼지를 제대로 걸러주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양치를 자주 함으로써 적절한 호흡기 유지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미세먼지중에서도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더욱 작은 먼지들로 코나 인후부의 점막으로도 걸러지지 않아 그대로 우리들의 폐에 이르고 허파꽈리라 불리는 부분에 그대로 차곡차곡 쌓여 결국 나중에는 폐수종이나 심각한 호흡기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겨울이면 산야를 온통 하얗게 변하게 하는 눈 내린 풍경이 아름답다. 조용하지만, 꾸준히 내리는 눈은 주변의 풍경을 일순간에 변하게 한다. 이런 경관을 보노라면 잊고 있던 겨울 풍경의 아름다움과 추억을 갑작스레 불러 일으킨다. 더불어 나이 들어 가거나 생활에 지쳐 잊었던 동심의 아련한 기억을 잠시나마 갖게 한다. 이런 것들이 자연의 힘이고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자연은 늘상 그대로일 텐데 함께 살고 있는 우리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생활여건은 수시로 변하고 있다. 겨울이면 춥고, 추운 겨울에는 겨울을 상징하던 3한4온이 자연스럽다. 아니 예전에는 그랬다. 그렇지만, 이제는 미세먼지를 걱정하면서 3한4미라는 새로운 용어에 우리 모두가 재빨리 친해지거나 긴장하면서 생활해야 한다. 그저 한가로이 겨울풍경을 감상하면서 지내기에는 너무 변한 오늘이다.

 김진태<전북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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