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지역이다
출발은 지역이다
  • 김보금
  • 승인 2015.01.12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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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전북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활동가들이 모여 신년하례회를 우리 센터 강당에서 갖게 되었다. 30년 넘게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여온 본인으로써는 올곧게 시민사회 영역에서 일하는 대표와 활동가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자연스럽게 그들이 선언하는 새해 다짐에 귀 기울였다.

 그들은 신년사에서 새해는 되었지만 꽃과 같이 예쁜 아이들이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에 던져졌고, 땅콩회항과 백화점 갑질 사건 등을 보면서 이는 불공정한 횡포와 천민자본주의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지역 안에서 돈보다는 생명과 안전을, 희생과 봉사가 갑이 되는 사회, 을도 행복한 사회가 되도록 시민사회 영역에서 대안을 찾자는 다짐을 하였다.

 우리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는 비판과 감시, 견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의 건강한 모색에 힘을 보태왔다.

 특히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거버넌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속 가능한 지역, 상생과 돌봄의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았기에 그들에게 기대하였고 그 출발은 지역이어야 한다는 선언엔 동의한다.

 요즘 우리 센터엔 여성들이 모여 협동조합관련 강의와 컨설팅을 요청하고 있다. 멀리는 무주에서 가까이는 완주, 전주여성들이 몇 해 동안 관심 있게 활동했던 일들이 정말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으로 가능한지를 궁금해한다. 동네에서 학부형으로 인연을 맺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만난 여성들이 바느질을 배우다가 요리공부를 하다가 협동조합을 만들면 일자리가 되는 것인지 질문한다.

 그래서 올해는 전주까지 교육생 여러 명이 오는 것보다는 강사들이 현장에 가는 것이 효율적이어서 협동조합, 대안 경제 관련 교육을 해당 지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별로 20명씩 약 160시간 대상으로 교육 후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관련 단체와 연대하여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식품가공전문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가공식품을 만들 것을 연구하고, 우리가 훈련한 여성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생산과 판매까지 이루어진다면 지역에서 살고 있는 여성이 조합원이니 일자리와 지역발전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요즘 말하는 창조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엔 무주의 경우 사업단을 만들어 무주에 주 생산품인 호두를 원료로 한 맛있는 호두빵과 쿠키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사업단에서 연구한 레시피대로 가공하고 판매하는 것은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하는 방법인데 주 활동가들은 바로 지역의 여성들이다. 우린 그 여성들에게 조합원의 역할과 관련법규 그리고 사무진행에 따른 프로그램, 인터넷을 통한 판매방법 등을 교육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이렇게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 대안 경제활동에는 갑도 을도 없으며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소수자의 권익까지 챙겨주고 모멸감이 없는 존중받는 지역사회가 될 것이다.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가 바로 모멸감이고 그 모멸감은 정서적 원자폭탄”이라고 어느 학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을미년 양의 해이다. 양들은 서로 무리지어 산다고 한다. 그들 중에도 누군가 역할 상 윗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 윗사람은 모멸감을 주기보다는 희생과 봉사의 갑이 되어 을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 것이고 그 출발은 바로 여기 지역이다.

 그러므로 양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현실과 타협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가진 재능을 발휘하여 용기 있게 도전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김보금<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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