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삶과 정서를 그린 국민화가 박수근
서민의 삶과 정서를 그린 국민화가 박수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5.01.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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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특별전 열정의 시대를 읽다 8

박수근 작 - 농악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의 개관 10주년 특별전 ‘열정의 시대 : 피카소부터 천경자까지’가 4개월 간의 대장전, 그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구의 모더니즘뿐 아니라 한국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들도 다수 전시되고 있는데, 국민화가로 잘 알려진 박수근(1914~1965)의 작품이 역시 인기가 좋다.

 한국의 가장 독창적 작가로 평가받는 그는 토속적인 질감과 미의식을 혼합해 서민들의 모습을 그려 관람자들의 기억 속에 오랜 잔향을 남긴다.

 그가 오늘날 가장 한국의 대표적 화가로 평가받는 이유는 서구의 화풍을 답습하던 한국 화단에 물음을 던졌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으로 서민의 삶과 정서를 집약적으로 표현해냈던 박수근. 그는 유학파들처럼 서양 모더니즘을 기초해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어릴적 자신의 경험과 삶의 뿌리에서 그림의 소재를 찾아 독특한 질감 등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구현했다.

 이번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은 그의 말년에 해당 되는 것으로, 구성이나 배치, 화면의 질감 등에서 전성기의 원숙함이 물씬 풍기는 것들이다.

 ‘농악’은 네 명의 농부가 나란히 배치된 가운데 악기를 든 모습이 표현돼 있다. 인물을 화면의 윗부분에 배치해 이상향의 세계에 가깝게 다가가는 듯하다. ‘빈 수레’는 주인 없이 수레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으로 질박한 그림을 그렸던 박수근의 작품세계가 응축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화강암의 표면처럼 우툴두툴한 효과가 보이며, 마치 오랜 풍상에 시달린 마애불상처럼 형상이 바탕의 매체에 깊이 스며들어 일체감을 이룬 자연성을 느끼게 한다. 원색의 화려함은 거부하고 질박한 색채와 질감으로 견고함을 이룬 그의 독자적인 조형세계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특별전은 2월 22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전관에서 계속된다.(完)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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