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관 발탁, 이번도 ‘전북’은 없어
경무관 발탁, 이번도 ‘전북’은 없어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4.12.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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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무관 발탁을 바라는 전북경찰과 도민들의 30년 염원이 또다시 무너졌다.

경포총(경무관을 포기한 총경)의 무덤이라는 전북경찰의 오명이 올해도 어김없이 굳건하게 지켜지면서, 지역 홀대론도 다시금 거세게 불 타오르기 시작했다.

정부는 17일 경찰청 정보 2과장 박기호 총경을 비롯한 총경 22명을 경무관 승진 후보자로 내정 발표했다. 업무성과와 경력, 전문성, 도덕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적임자를 선발했고, 입직·출신 등도 고려해 균형인사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평소 3명에 그쳤던 지방 총경의 경무관 승진을 6명으로 늘려 지방 총경에 대한 배려를 대폭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경무관 승진 내정자 22명 가운데 73%인 16명이 본청과 서울청 소속이고, 광주와 충북, 경기, 인천, 경남 등 지방 총경도 6명이 포함됐다.

문제는, 장·차관 등 중앙정부 인사에서도 홀대여론으로 들끓었던 전북지역이 경찰 경무관 발탁인사에서도 제외됐다는 점이다. 강원·충남·제주도 등 도세가 약한 지역이 배제됐다. 4,500여 전북경찰과 도민들의 실망감,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한대목이다.

전북경찰과 도민들은 특히, 지난해 이성한 전 경찰청장이 지역경찰을 경무관으로 발탁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저버리면서 큰 좌절감에 빠진 전례도 있어, 올해는 지역경찰의 발탁을 기대했지만 다시금 제외됨에 따라 분노감은 중첩되고 있다.

이번 인사는 또, 경찰청의 직제 개편안에 따라 경무관 2인이 전북경찰청에 배치되는 경무관 2부장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지역경찰의 경무관 승진이 기대되는 해이기도 했다.

물론, 올해는 마땅한 승진 대상자가 없어 내년이나 내·후년에 지역출신 경무관 탄생이 유력하다는 일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올해 승진 대상자 대부분이 2006년과 2007년 총경 승진자에 몰려 있어 전북지역에는 대상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전북의 경우, 가장 유력했던 신일섭 전북청 홍보과장과 강황수 익산서장이 각각 2009년과 2010년에 승진, 이번 인사에는 시기상조 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렇지만, 지난 1983년 치안본부 전북경찰국 시절에 송주원씨가 경무관으로 발탁된 이래, 단 한차례도 지역경찰의 경무관 발탁이 없던 전북에 지역안배 차원의 승진인사가 필요했다는 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타 지역에서 발탁된 경무관 역시 그동안 지역안배 차원에서 승진한 사례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전북경찰과 도민들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할 것이다.

한 경찰관계자는 “오랜 시간동안 전북지역이 경무관 승진인사의 소외지로 전락했다”며 “외지에서 고생하는 총경들의 발탁인사도 중요하지만, 30여년째 경무관 인사에서 소외되고 있는 지역경찰의 승진을 바라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섭섭한 것 또한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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