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전북문화예술계](完) ⑧영화·방송
[2014년 전북문화예술계](完) ⑧영화·방송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4.12.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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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린 시사회

 올 한해 한국 영화계는 명과 암이 교차했다. 영화‘명량’이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지만, 한국영화 전체로 봤을 때는 부진한 한 해로 평가되기 때문. 연초부터 영화 ‘겨울왕국’의 ‘렛 잇 고(Let It Go)’열풍이 거세게 불더니 하반기에는 ‘인터스텔라’까지 할리우드의 총공세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도내에서는 영화 ‘명량’의 흥행효과를 이어받지 못한 전북도의 관광정책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일었고, 로케이션을 활용한 관광정책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국립무형유산원 개원행사 ‘열림 한마당’의 일환으로 진행된 ‘국제무형유산 영상페스티벌(IIHFF2014)’은 지역의 준비된 인력이 투입돼 안정적인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고, ‘전북독립영화제’와 ‘전주시민영상제’도 나름의 목소리를 냈다. 지역 방송사들은 전북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이었다. 

 

 ▲반짝인기 ‘로케이션 관광’, 손질 필요 공감

지난 여름, 영화 ‘명량’의 흥행에 따른 영화 촬영지들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를 이어받지 못한 전북도와 부안군의 관광정책에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영화 ‘명랑’이 지난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부안 영상테마파크 등에서 영화의 주요장면이 촬영됐음에도, 이를 활용할 선제적 마케팅전략이 부족해 관광객을 다수 유치할 수 있는 아까운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지적인 것.

 이에 따라 도내의 각종 영화와 영상물, 드라마 세트장이 해당 영상물이 종영된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에 대해 논란으로까지 불붙었다. 전북도의 로케이션 관광사업이 반짝 인기 때에만 집중 추진되고 사후관리에는 뒷전이라 아쉽다는 의견이다. 실제, 지난 2009년부터 도내에서는 매년 50여 편 안팎의 영화가 촬영되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도 많지만 관광객 유치 등에 연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인 것. 대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고 있는 영화와 영상물 등의 가치를 지역에 활용하기 위한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영화영상산업의 범위를 행정구역 단위로 좁게 한정할 것이 아니라 경제권역 중심의 보다 광역화된 범위에서 영화·영상산업의 특화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영화산업정책의 핵심 기관의 지방이전이 마무리돼 새판이 구축된 만큼 영화·영상의 도시를 자부하는 전북과 전주가 나서 호남권 혹은 서해안권이라는 네크워크 브랜드를 키워내 강력한 프레임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시민투어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공격적 마케팅, 충무로에도 통했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특화된 촬영공간도 공간이지만,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전과 부산 등 대도시의 촬영소와 어깨를 견줄만한 활동을 보여줬다.

 올해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는 ‘역린’을 포함해 총 10편의 영화가 촬영, 실내와 실외 스튜디오의 가동일수는 575일로 집계됐다. ‘전주시네인센티브제’지원사업을 통해 1억 3,000여 만원의 예산을 투입, 전주권에서 촬영을 진행하는 10억 이상의 영화·드라마 제작사에 지역 내 현물지원에도 힘을 쏟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통한 것. 영화제작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화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한 것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올 한해 도내에서는 총 55편의 영화(영상물)이 촬영됐으며, 이 중에서는 한 달 이상 장기간 체류하면서 작품을 촬영을 마친 영화도 4편이나 됐다. 시민들은 전주영상위가 진행한 영화시사회, 시민투어 프로그램, 혁신도시 공공기관 사진전 등을 통해 영화도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축적된 영화·영상 관련 인력 두각 … 전문형 교육기관 고민 필요
 
 지난 11월 선보였던 ‘국제무형유산 영상페스티벌’은 대중의 충성도가 높은 영화라는 매체를 십분 활용해 무형유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준비된 지역의 전문 인력이 투입돼 3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준비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 전주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관련 활동을 펼쳤던 인력들이 투입돼 그동안 쌓아두었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풀어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에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역사 만큼이나 관련 학과와 단체, 기관 등에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인력이 많다. 전주영상위만 해도 경우 올해 시나리오 제작 등 전문 교육 3개 과정에 54명이 참여하는 한편, 세트제작, 액션연기자, 청소년연기캠프 등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단기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전북독립영화협회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등에도 관련 프로그램도 다수 운영되면서 누구나 쉽게 미디어를 배우고, 소통하는 의미있는 시도들도 지속됐다. 그러나 이제는 전주와 전북 내의 지역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영화·영상 입문과정이 아닌, 전문형 고급교육기관 운영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워크숍 제작작품 촬영현장
 ▲지역방송, 경쟁력 지닌 콘텐츠로 위기 돌파 나서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도래 이후, 기존 방송사들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고 더불어 무한경쟁에 내몰린 지역방송의 위기감은 더욱 커진 상황 속에서 올 한해 전북지역 방송사들은 경쟁력 높은 프로그램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전주MBC는 판소리명창 서바이벌 ‘광대전’과 다큐멘터리 ‘육식의 반란’의 안정적 안착으로, 방송사 대표 브랜드 프로그램 육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처음으로 선보인 ‘광대전’은 국악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예능 포맷을 접목해 스타명창의 발굴과 판소리 대중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이다. 그 결과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TV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제작된 3편 또한 높은 관심 속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다. 지난해 첫 방송된 다큐멘터리 ‘육식의 반란’은 무분별한 축산업 확장의 폐해를 다루며 전북을 넘어 전국에 큰 화제를 낳았다. 올해 역시 한국방송대상 지역다큐TV부문 작품상과 한국지역언론보도대상 등 주요 언론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또 한번 이목을 끌었다.

 또, JTV전주방송은 기획취재 프로그램 ‘시사기획 판-농촌 산모의 원정 출산’ 편이 이달의 방송기자상 지역보도 기획다큐 부문에 선정되는가 하면, 특집 다큐멘터리 ‘고인돌’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다큐멘터리 3부작 ‘가출’은 한국민영방송 대상의 ‘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이밖에 KBS전주방송총국도 ‘K소리 프로젝트 악동’으로 한국방송대상 지역오락 TV부문을 수상했고, 전북CBS는 ‘농약범벅 친환경 인삼 한방 화장품’으로 지역뉴스보도 라디오 부문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끝> 

김미진·송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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