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⑤ 무대예술
[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⑤ 무대예술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4.12.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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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요 속 빈곤이다. 공연예술의 메카를 표방한 전북도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도, 올해 공연예술계는 사실상 뚜렷한 성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미비한 수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전북브랜드공연과 소극장 지원사업, 공연예술분야 레지던스 지원사업 등 공연예술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새로 추진됐지만, 상설공연은 잠재적 가능성 속에서도 여전히 관객 확보 및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원사업들 중 일부는 제 취지를 살리지 못해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상설공연과 지원사업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전북관광 및 공연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에 그나마 아쉬움을 달랬다. 더불어 전국연극제의 무난한 흥행과 내년 전국무용제 유치로 공연예술의 도시 전북의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도내 공연예술계가 풍요 속 빈곤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늘어놓기 식 공연보다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 발굴과 작품의 질적 수준 향상이 시급, 무엇보다도 관의 체계적 관리와 철저한 성과평가 그리고 민간 문화예술인(단체)들의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치열한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 상설공연, 관광상품으로서 경쟁력 갖춰야

 전국 지자체 중 전북도가 유일하게 추진하고 있는 3개 상설공연(전북브랜드공연, 새만금상설공연,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은 그 잠재적 가능성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적지 않은 과제와 문제점을 드러냈다. 올해 세월호 침몰사고의 여파 속, 어려운 환경에서도 무난한 관객 동원을 이뤄내며 가능성을 보인 것. 그러나 아직까지도 현저히 낮은 수익률과 미흡한 완성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진통 끝에 올해 본격 출범한 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은 작품성 논란 속에서도 현재까지(12월 7일 기준) 117회 공연에 약 1만6,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에도 불구하고 객석점유율 55.8%를 기록하며 당초 계획한 절반은 채운 터. 그러나 문제는 이 중 무료관객은 1만672명이고 유료관객은 5,935명으로, 사실상 유료관객에 비해 무료관객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전북브랜드공연은 무료 초대권을 남발하는가 하면, 할인율 역시 과도하게 적용해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내년이면 5년째를 맞는 새만금상설공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새만금상설공연은 세월호 참사에도 총 2만1,084명을 동원하며 객석점유율 53.0%를 기록해 적지 않은 관객 확보에 성공했으나, 이 또한 유료관객은 약 7,000여 명에 불과해 무료관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도 올해 4개 시군(전주, 임실, 고창, 남원)에서 관람객 3만1,057명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지만, 수익은 1억여 원에 불과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전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3개 상설공연은 관광상품으로 제작·운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나 별다른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공연예술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올해 3개 상설공연이 잠재적 가능성을 보인 만큼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3개 상설공연이 관광상품으로 역할 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상품성과 완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수익 활로를 모색해 자생력을 갖춰나가는 일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그 뿐만 아니라 3개 상설공연의 통합적인 관리 및 홍보·마케팅을 위한 조직 재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북브랜드공연과 새만금상설공연은 소리축제 조직 내 상설공연 추진단에서 관리·운영하고 있지만,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은 각 시군에 맡겨지고 있는 상황. 따라서 조직 재정비를 통해 공동 운영 및 홍보·마케팅을 진행, 더욱 효율적인 관객 동원과 수익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 전국연극제 가고, 전국무용제 온다

 올해 도내 공연예술계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전국연극제의 개최와 전국무용제의 유치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과 7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전국연극제는 무려 12년 만에 지역에서 개최된 전국 최대 규모의 연극축제다. 특히 연극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군산에서의 첫 전국연극제로, 당초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지만 군산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적극적 참여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 결과, 우리 지역에서는 극작가 최기우씨가 작품 ‘은행나무 꽃’으로 희곡상을 수상하며 전북연극의 자존심을 세웠다. 다만, 이번 전국연극제는 연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 성공을 거둔 것과 달리, 정작 군산 외 전북지역에서는 그 열기를 느낄 수 없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올 한해 전국연극제가 전북 공연예술계를 들썩였다면, 내년에는 전국무용제가 그 뒤를 이어 뜨거운 감동과 환희를 선사할 예정이다. 전북도와 전북무용협회가 내년 전북 전주에서 17년 만에 전국무용제를 개최하는 것이다. 전국연극제에 이어 전국무용제까지 전국단위 문화예술행사의 연이은 개최로, 공연예술의 도시 전북에 대한 관심과 이목이 높아지고 있다.

 

 ▲ 올해 첫 시도된 지원사업, 일부는 취지 못살려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소극장 지원사업과 공연예술분야 레지던스 지원사업은 일부 단체들의 방만한 운영으로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다. 전북 소극장의 활성화를 위해 첫 시도된 소극장 지원사업은 소모적 지원이 아닌 공간을 활용한 장기적 콘텐츠 생산 및 시스템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단체의 경우 당초 규정된 가동률을 채우기 위해 작품을 끼워 맞추다 보니, 일부의 경우 작품의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소극장 운영계획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는 대신 가동률을 낮춰, 운영단체들이 보다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공연예술분야 레지던스 지원사업은 사실상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예산낭비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올해 전북도는 3개 단체를 선정해 총 1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나, 지원사업에 대한 기본방향 및 목표설정의 모호함과 주먹구구식 사업운영으로 마땅한 성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전북도의 섣부른 사업추진과 민간 문화예술단체들의 안일한 태도가 낳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송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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