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삶에 활력이 될 군산 청암산
지친 삶에 활력이 될 군산 청암산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4.12.1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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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웅장하면 웅장한 대로 아담하면 아담 한대로 각기 매력을 지니고 있다. 등산은 늘 설렘을 쏟게 하고 겸손과 힘든 산행 후 짜릿한 성취감을 안긴다. 밀림에 온듯한 수목으로 뒤덮인 숲길은 마음에 안식과 평화를 제공한다. 남녀노소, 체력에 구애받지 않고 세파에 찌든 심신을 달랠 곳은 숲길 만한 곳도 없다. 드넓게 펼쳐진 호수나 강은 바라보기만 해도 세상의 온갖 시름을 녹여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새로운 활력소를 찾기 위해 산,숲, 호수를 찾곤 한다.

 군산 청암산.

분명히 지명은 산인데 산과 숲, 호수를 모두 갖춰 말 그대로 하늘이 베푼 은혜라는 ‘천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겨울 문턱을 지나 주말을 맞아 떠날 군산 청암산은 힐링과 재충전을 겸한 최고의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군산시 옥산·회현면 일원에 길게 드러누운 ‘청암산’은 조선시대 이전 ‘푸른 산’이란 의미의 ‘취암(翠岩)산’으로 불리다 일제강점기 ‘청암(靑岩)산’으로 명칭이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취암산’을 빠르게 발음하다 샘산으로 들리면서‘샘산’으로도 불린다.

‘청암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하게 조화를 이뤄 등산과 도보여행이라는 두 가지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등산로 길이와 해발고도가 각각 최대 13.8km· 115m여서 야트막한 마을 뒷산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등산에 일가견이 있다는 사람도 힘에 부쳐 여러 번 숨을 몰아쉴 가파른 코스가 버티고 있다.
 

 청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시원하게 펼쳐진 만경강 물줄기와 실록의 바둑판을 연상케 하는 회현평야는 한 폭의 그림으로 비유된다. 무엇보다도 청암산의 진가는 빼곡하게 드리운 울창한 숲 속이다. 여유롭게 거닐며 코끝에 와 닿은 수풀임의 그윽한 향기를 감상할 수 있는 청암산 구불길은 걷는 내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수십 년 동안 상수원보호구역 지정과 함께 시민들의 발길이 통제돼 수목이 우거지고 ‘마삭’과 ‘맥문동’ 등 희귀한 식물들이 자생해 말 그대로 도심 속 ‘청정밀림’이다.

 청암산의 최대 장점은 군산 도심에서 승용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자리했고 인근에 군산- 전주간 자동차 전용도로와 연결돼 타지역에서 접근성이 좋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다.
 

 청암산의 진가는 산 둘레를 휘감는 ‘군산저수지’다. 지난 1963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다가 2008년부터 개방된 이곳은 비교적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아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저수지를 따라 걷는 구불길은 자연생태 탐방로인 셈이다.

 청암산의 가치는 평범한 구석에서도 돋보인다. 등산 후 피로를 풀 수 있는 목욕탕과 군산 하면 떠오르는 맛집들이 지척에 있다.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펑 뚫리고 다리가 튼튼해지고 입을 즐겁게 해주는 청암산 만한 곳이 어디에 또 있을까.

 군산=정준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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