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④시각예술
[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④시각예술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4.12.10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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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 한국 미술계는 모처럼 활기를 보였다.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이 사상 처음으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는가 하면, 한국 고유의 화풍인 단색화가 국내·외에서 새롭게 조명은 것. 국내 비엔날레의 양대산맥인 광주와 부산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 잡음이 일면서 엇갈리기는 했으나, 전국 곳곳에서 비엔날레, 아트페어, 아트쇼 등의 이름을 건 행사들이 잇따라 열리면서 풍성한 볼거리들로 넘쳐났다. 전북지역에서도 지역 미술인들이 주축이 돼 펼친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JAF2014)’이 시각예술축제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고, 지역 작가들의 중앙과 해외전시 소식도 이어졌다. 사설갤러리의 잔잔한 문화 활동도 꾸준했다. 반면, 개관 10주년을 맞은 전북도립미술관은 그 위상에 걸맞지 않게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고, 작가지원 프로그램인 ‘레지던시’도 사업주체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는 평가다.

 ▲개관 10주년 맞은 전북도립미술관의 성장통

올 한해 전북도립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의 의미를 살리지 못한 채 다소 위축된 활동을 보였다. 도립미술관의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축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일 등은 고사하고, 6.4지방선거를 앞둔 3개월 가까이 관장의 자리가 공석으로 방치되다시피 하면서 업무추진에 잦은 누수를 보인 것. 이에 따라 학예연구실의 빈약한 인력구조와 기획력, 홍보 부족 등의 문제가 굵직한 현안 속에서 크게 불거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열정의 시대:피카소부터 천경자까지’에 다녀간 관람객이 지난달 말 현재 2만7,599명에 그치고 있어 관람객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 2012년 개최됐던 세계미술거장전의 경우 4개월 동안 무려 16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과 비교해 볼 때 열악한 수준으로, 전시 초반 홍보 전략이 매우 미흡했다는 지적을 낳았다.

더욱이 공립미술관이라면 의미 있는 기획전에 무게중심이 실려야 함에도 불구, 올해 추진된 7건의 기획전 중에서 ‘효산 이광열’ 정도가 호평을 받았을 뿐. 지역 미술관의 정체성을 내세워 3회 연속 추진된 ‘초상전’의 경우에는 지난 2012년 ‘채용신과 한국의 초상미술’과 지난해 ‘역사 속에 살다’ 등과 비교해 볼 때 색깔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그나마 지난 8월 신임 관장의 임용과 동시에 도립미술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아시아 현대미술전’, ‘전북청년 2015’ 등의 과제들이 제안되면서 개관 10주년의 체면을 살렸다.

 ▲전북도 레지던시 지원사업,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올해로 5년차를 맞은 전북도 레지던시는 사업주체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그동안의 노하우로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진행한 곳이 있는 반면, 지역에 따른 특색과 레지던시의 취지를 반영하지 못한 채 형식적인 운영에 그친 곳도 있었던 것. 특히 레지던시의 초창기 멤버로 중앙의 평가에서도 대표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던 교동아트미술관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주춤하는 분위기였다.

 올해 레지던시에 참여한 단체는 총 4곳. 군산의 ‘문화공동체 감’과 ‘익산문화재단’은 지역의 여건을 최대한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근대와 현대의 조합이라는 군산이라는 도시가 지닌 특별함은 입주작가들에게 다양한 모티브를 제공했고, 익산은 주민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으며 결과물을 도출했다. 반면, 부안의 ‘휘목미술관’과 무주의 ‘항아학교’의 경우에는 입주 작가들에 대한 프로모션 등이 빈약해 사실상 어떠한 활동이 이뤄졌는지 지역 내에서조차 소통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지역미술계에서는 수 년째 지속된 도립미술관의 레지던시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기도 했다. 레지던시 사업의 경우, 각각의 주체들이 동반상승해야 그 사업의 효과가 크게 입증될 수 있는 만큼 사업주체간 연결고리를 갖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 공공미술관이 지닌 네트워크와 파급력 등을 활용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JAF2014 새로운 바람, 사설갤러리들의 잔잔한 움직임

 전북미협이 주최하고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 집행위원회가 주관한 ‘2014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JAF 2014)’은 관람객 동원에 성공하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평면과 입체, 설치, 행위예술까지 전 장르에 걸쳐 대규모로 이뤄진 행사로, 오랜만에 지역에 시끌벅적 활기찬 미술문화가 만들어지는 분위기였다는 것. 올해는 예산을 현실화해 1억여 원을 투입해 페스티벌의 파이를 키웠고, 대중에 한 발짝 다가서며 전북 미술계가 지니고 있는 장점을 부각시켰다.

 사설갤러리들의 움직임도 꾸준했다. 서학동사진관과 갤러리 숨과 미루 등은 각 공간의 특성에 맞는 이색적인 기획전을 선보이면서 동네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 했고, 서신갤러리는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지역 작가들을 알리는데 적극적인 행보를 지속했다. 이 같은 공간들의 움직임에 맞춰 20~30대 청년 작가들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손꼽힌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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