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③ 축제·관광
[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③ 축제·관광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4.12.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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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문화예술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유가족과 희생자를 애도하는 뜻에서 각 지자체와 단체들이 지역축제 및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잠정 연기한 것이다. 전북문화예술계 또한 세월호 참사 애도 물결에 동참해 상반기 예정된 축제와 행사들을 대폭 취소하고 일부는 보류했다. 전주단오제와 한지문화축제 등은 전면 취소됐고, 전주국제영화제 및 전주대사습놀이 등은 축소·연기됐다. 이처럼 상반기 지역 축제들은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자중 모드’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 터다.

 상반기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지역 축제들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기지개를 피기 시작했다. 전주대사습놀이를 시작으로 전주세계소리축제, 비빔밥축제 등 크고 작은 축제들이 다시금 안정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 다만, 전주한옥마을에 몰린 축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지역 축제들이 관객 동원의 편리함에 특정 장소를 고집, 방문객들의 불편함과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전북도가 ‘관광전북’을 표방하고 나선 만큼, 이를 뒷받침할 지역 축제들이 보다 시야를 넓혀 한옥마을을 보존하는 동시에 축제 공간 확장을 통한 관광객 분산효과를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 소리축제 브랜드 가치 알리려면, 개막공연 지속성부터 갖춰야

 올해 초, 박재천 집행위원장을 선임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선별하고 축제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것. 박 집행위원장을 필두로 한 집행위의 노력은 곧 축제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속에서 안정적이고 차분한 운영으로 한 단계 성숙·성장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이다. 관객 설문 조사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기록해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올해 축제의 경우 유난히도 개막공연 ‘淸-ALIVE’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는 점이다. 전통을 바탕으로 한 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모처럼 지역공연예술계에 뜨거운 불씨를 지폈다는 평. 최근에는 도내 뿐만 아니라 전국 문화예술기관과 단체 등에서 개막공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분위기다.

 이처럼 올해 개막공연이 지역을 넘어 국내 국악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자,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소리축제 개막공연의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해마다 약 2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제작하는 소리축제 개막공연이 단지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게 문화예술인들의 중론. 개막공연의 지속성을 담보해 소리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지역 아티스트를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막공연의 상설화가 시급하지만, 이에 대한 불씨가 꺼지기 전에 앵콜공연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 성공적인 지역 축제를 만들기 위해 앞다퉈 힘 쏟고 있는 상황 속, ‘소리축제’라는 지역의 소중한 브랜드 가치를 발전시키고 알리기 위해서는 전북도와 도의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화려한 얼굴 뒤 어두운 그림자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여느 때보다도 화려한 행보를 이어갔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애도 분위기 속에서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영화제는 알찬 프로그램으로 시네필은 물론 전주시민들에게도 영화를 통한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제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 뿐만 아니라 올해 첫 장편영화로 전환해 선보인 ‘디지털 삼인삼색’은 잇따라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높였고, 수입영화인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10만 관객 돌파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며 영화제 수입·배급사업의 전망을 밝혔다.

 하지만, 화려한 얼굴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영화제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집행위원장과 핵심인력들이 급여 논란에 휩싸이며 오점을 남긴 것. 영화제의 국고 지원이 2년째 삭감되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부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의 임금인상률을 대폭 높여 거센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에 반해 실무팀장 및 팀원들의 급여수준은 매우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 때문에, 영화제 조직 내 급여체계의 극심한 양극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올해는 영화제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처장과 대내·외 소통을 담당하는 홍보팀장 등 주요 인력들이 연달아 조직을 떠나 내부 갈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물론 영화제 측에서는 개인상의 이유라고 밝히고 있지만, 직원들의 잦은 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화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당장의 화려한 공적을 앞세우기보다는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축제 한옥마을 쏠림현상 심각

 지역 축제들의 한옥마을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주시가 한옥마을에서의 축제 개최를 제한하겠다고 밝혀 도내 축제들에 비상이 걸렸다. 그간 한옥마을에서 개최되어온 전주대사습놀이, 전주비빔밥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여러 축제들이 잔류 혹은 변화를 두고 골머리를 앓게 된 것. 그러나 지역 내에서는 원주민 불만, 심각한 교통체증, 방문객 불편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축제공간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 전문가들은 관객 동원 및 집계의 편리함에 한옥마을을 고집하기보다는 한층 시야를 넓혀 한옥마을을 보존하는 동시에 축제 공간 확장을 통한 관광객 분산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송하진 도지사호 ‘관광’에 역점, ‘관광’에 올인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전북도는 전북관광의 고질적인 문제인 ‘스쳐가는 관광’을 ‘체류형 관광’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1시군·1대표 관광지 선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시·군으로부터 30곳의 후보지를 접수받아 토탈관광자문위 등을 통해 최근 최종 14곳의 관광지를 선정했다. 전북도는 선정된 시·군별 거점관광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10년간 도비 140억 원(시군당 매년 10억 원)이 집중 투자해 토탈관광시스템을 구축해내겠다는 설명이다.

 전북도가 구상하고 있는 토탈관광시스템 구축의 키워드는 이른바 ‘트리플 원 모어’로 집약된다. 전북을 구석구석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이 ‘한 곳 더’ 방문하고, ‘하루 더’ 묵어가는 동시에 ‘한 번 더’ 찾게 되는 관광 전북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 이 같은 선언적인 관광정책의 대변화는 주목할 만 하지만, 산재한 자원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엮어내고 체계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후속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는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

김미진·송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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