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현실과 새해의 이상에 대한 단상
연말의 현실과 새해의 이상에 대한 단상
  • 황경호
  • 승인 2014.12.0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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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도 어느덧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길거리에는 갈수록 연말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한 해를 마무리 지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이맘때에는 가는 해에 대한 아쉬운 마음 때문인지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올 초에 계획했던 일을 잘 이행함으로써 즐거웠던 일을 비롯하여 아쉬웠거나 안타까웠던 일 등을 돌이켜보며 미소 짓고 슬픔을 곱씹게 된다. 또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해 올 초에 가졌던 기대와 희망을 평하게 되는데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싶다.

  경기침체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부의 양극화, 극단적 이기주의의 소용돌이에 우리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국민들이 지켜보며 고통받은 우리 사회의 현실적 문제들은 참으로 많다. 이중 정치인이 국민은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물론 일부 정치인들은 아닐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국민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 부합에 따라 정치를 하는 모습이다. 올 한 해 언론 등을 통해 귀에 따갑도록 들었던 단어가 쪽지예산이나 관피아가 아니었던가!

  또 세계시장 개방을 외치며 미국과 중국 등 많은 국가와 FTA를 체결하면서도 정작 국민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대체의학 관련 입법이나 제도 마련은 여전히 외면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관심과 도움에 인색한 우리의 정치나 정부는 좀처럼 변함이 없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 여론이 일부 유력 방송이나 신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까닭에 시민의 올바른 뜻이 전달되기보다는 여론이 필요에 의해 조장되기 쉬워 국론을 분열시키며 우리 사회의 갈등을 야기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고도의 도덕과 준법성이 요구되는 사회의 고위층일수록 법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올 한 해 우리를 슬프게 했다. 일부 분별없는 고위층들의 다양한 불·탈법 행태가 빈발하고 있지만 대부분 힘이 있기에 법망을 피해 나가기 일쑤인데다 설혹 적발되었더라도 이들에 대한 처벌은 그야말로 솜방망이에 그치면서 우리 사회는 불신의 벽이 더욱 높아만 가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법을 지킬수록 별 볼일이 없는 나약한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잘난 체한다는 등의 잘못된 모습으로까지 비하되는 풍토마저 이는 게 현실이다.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는 주로 약자인 일부 계층의 희생을 강요하는 분위기 역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도 서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국가의 경제를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대기업들은 다양한 특권과 특혜를 누리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들에는 각종 정책 추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거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등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채찍질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가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어온 학연이나 지연 등의 영향이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슬픈 일이다. 물론 우리 사회는 정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온정주의 덕분에 살아가는 맛이 나고 훈기가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나 우리사회가 투명하지 못하고 일의 처리가 실력보다는 정실에 치우치는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훨씬 더 강하기 때문이다.

 어찌 우리 사회의 문제가 이것 뿐이겠는가!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성공이나 물질적 풍요 자체를 삶과 존재의 우선적 목표로 삼기에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참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변화되기 십상이다. 스스로 생존을 위해서는 가능한 잘난 사람과 교류하려 하고 부자가 되기를 원하지만, 돌아서선 이들을 비하하고 무시하려 한다.

  정치인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서도 유력 정치인을 만나면 환호하고 악수하려 한다. 이런 잘못된 풍토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치 못한 채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하고 있는 척결되어야 할 심각한 병폐가 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내년의 이상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다. 또한,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는 정치풍토가 조성되고 국민의 목소리가 존중되는 참여정치가 제대로 되었으면 한다.

  공무원 비리는 민간인보다 더 엄격하게 처리되고 공적인 일처리는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되며 사법부의 독립성이 충분히 확립되고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징수 등이 강화되는 내년을 꿈꿔본다.

 새해에는 이러한 이상들이 현실로 바뀌어 우리의 삶이 더욱 큰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부질없는 꿈이 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어본다.

 황경호<전주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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