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
우리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
  • 조금숙
  • 승인 2014.12.08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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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낮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동들까지 삶의 만족도가 최저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또다시 발표되어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 한 바에 의하면 한국의 아동 실태조사에서 우리 사회의 현재는 물론 미래 또한 풀기 어려운 숙제로 가득한 상황이라고 한다.

 17살 이하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들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0.3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꼴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놀랄 일은 아동의 기본생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아동결핍지수는 무려 50%가 넘어 압도적인 차이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OECD 회원국은 이른바 부자나라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스트레스 지수도 5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더욱 높아졌으며 11살 이하의 저 연령대 아동이 더욱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보도된 바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진단에서는 초등학생 23.8%, 중 고등학생의 17.3%가 고위험수준, 또는 장차 잠재적 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사회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하였으니 심각한 문제라고 보아진다.

 아동청소년들이 상대적인 불행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원인은 물질적인 부분보다는 과다한 숙제와 시험 성적 등 학업과 관련된 항목들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서비스나 각종 기회충족 여부에 따라 느끼는 부정적 인식은 아이슬란드 같은 나라의 50배가 넘을 정도로 심각한 현실이다.

 우리 사회가 갖는 이같은 구조적 문제점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세계 10위권의 경제적 급성장에도 오로지 무한 경쟁에만 내몰려야 하는 각박한 우리사회! 기성세대의 관점에서만 보는 성공한 인생을 강조하고 추구하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풍조가 큰 문제라는 분석이다.

 오로지 입시위주의 비정상적인 학교교육에 비현실적인 각종 상아탑을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세태 속에서 아이들은 점차 지쳐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부모는 부모대로 힘들고 내 아이 남보다 더 높은 사람 좋은 대학 좋은 일자리에 취직시켜야 하는 중압감에 밤낮 없이 일하고 교육비에 열 쏟고 있지만, 도무지 앞날이 안보여 행복감을 찾을 길이 없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니 참으로 우리사회는 고민거리다.

 반칙이 판치고 편법이 용인되는 사회에서 한 개인이 행복하게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단기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세워지고 질서가 제대로 지켜질 때 미래 세대가 행복해 질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삶의 질도 높은 나라가 만들 질 것이다. 물 수능이 빚어낸 촌극은 또 어떠한가?

 물 수능, 교육 당국이 나설 때다.

 서울고등법원이 2014학년도 수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에“정답이 없다”며 등급결정을 취소하도록 판결 했던 것이 지난 16일 바로 엊그제였다. 그런데도 교육과정 평가원은 상고 여부를 논의 하고만 있었다 아직 공식적인 입장도 없이 말이다. 반면 서울대 총장은 국감장에서 해당 문제로 인해 불이익을 본 수험생에게 학습기회를 주는 것이 정당하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니까 출제 오류 때문에 불합격한 것이 확실하다면 법적 시효에 관계없이 대학차원에서 구제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평가원은 정답의 기준은 “교과서에서 수록된 내용”이라며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객관적 사실에 부합 하는 것을 정답으로 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 내렸다. 그렇다면 사실에 부합되는 답을 택하였는데도 오답 처리되어 지방대학이나 학과를 바꿨거나 낙방했던 수험생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해결은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교육당국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이 사안을 신속하게 재검토 하고 피해학생을 구제해야 한다. 앞서 평가원의 정답이 사실과 배치된다며 수험생들이 냈던 소송의 1심 판결, 그리고 2심판결까지 무려 1년 가까이 결렸다. 해당학생과 학부모는 피가 마르는 일일 것인가.

 수능출제 오류가 법원에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평가원이 오류를 인정한 사례는 2천년대 들어 3번씩이나 있었다.

 문항 하나의 오류로 한 사람의 인생의 운명도 바뀔 수도 있다. 출제와 점검의 중차대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입학사정관제, 신뢰도 도저히 못 믿겠다.

 대학에 가기 위해 각종 수상 경력을 조작한 학부모와 교사가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백일장 출품작을 교사가 대신 써주고 경시대회 수상자 이름을 바꿔치기하고 하지도 않은 봉사를 120시간이나 했다고 허위확인서를 받아주기도 하고 한 교사는 조작의 대가로 돈을 받기도 했다. 잠재력과 소질을 평가해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한다는 사정관제의 취지는 어디로 핑계치고 있으니 조작을 서슴지 않고 한 학생은 두 개 대학에 합격했다. 그러나 어느 학교도 거짓내용을 걸러내지는 못했다.

  조금숙<광복회 전라북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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