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을 위한 건설관리체계 구축
국민안전을 위한 건설관리체계 구축
  • 소재철
  • 승인 2014.12.0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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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안전’이란 단어가 매스컴과 각종 여론에 쉴 새 없이 출현했었지만, 세월호사고, 열차탈선 등 각종 사고가 지난 수개월 뒤, 사람들의 안전 불감증은 과연 사그라들었을까?

안전의 사전적 의미는 재난에 대비하여 언제나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이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위한 기준이다. 

인류는 역사 이래 현재까지 각종 재난과 늘 함께하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때때로 재난으로 인해 삶의 터전과 재산뿐 아니라 수많은 생명을 순식간에 잃어버렸지만 인류는 이러한 가혹한 재난을 극복하며 문명을 발전시켜왔고, 지금도 여전히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들로 인해 문명을 만드는 업적을 쌓고 있다.

과거에는 재난의 종류가 주로 자연적이었던 반면, 개인적 실수 혹은 부주의로 인한 사건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한 것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개인의 작은 실수나 부주의가 거대한 재난으로 연결될 위험성이 매우 높아졌다. 또한 이념적 갈등과 국가, 사회집단, 개인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전쟁, 테러, 파업 등으로 인해 재난을 초래하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전 세계적으로 20세기 후반부터 지진, 가뭄, 태풍, 지진해일 등의 자연재난과 화재, 건설관련 구조물의 붕괴, 폭발 등의 인위적 재난,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에너지, 통신, 교통, 금융 등 국가기반체계의 마비와 광우병, AI(조류독감), 수인성 전염병 등과 같은 생활적 재난발생으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자연재난 못지않게 인위적 재난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인위적 재난인 건설관련 안전에 대한 무관심과 낮은 의식은 생활안전에 직결되는 관계로 심각성이 더 커지고 있다. 건설 안전은 품질과 결부되어 있고, 유지관리 역시 일정한 성능 유지를 통한 안전사고 예방이 최우선 과제이다. 따라서 시설물의 점검 대상을 중심으로 한 안전 대책만으로 건설안전이 확보된다고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건설 안전은 종합적 기술 대책 수립보다도 시민과 전문가, 그리고 시설물 투자 및 관리자들의 안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근래에 와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설물 고령화에 대한 국가적인 대응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건설시설물 중 30년 이상 된 시설물은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설물 관리주체와 예산 당국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시설물 안전은 먼 미래의 일이므로 투자를 꺼리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설물은 70년대 후반부터 집중적으로 건설되어 향후 20년 이내에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될 것이므로 유지관리나 안전관리에 대한 국가차원의 중장기 대책수립이 긴요한 때이다. 이와 함께 법적 관리대상 이외의 소규모, 단순 시설물도 준공연한 기준이 아닌 시설물의 붕괴, 전도 및 성능 저하 등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 

건설 안전에 대한 대비는 건설 산업과 사업 추진단계별 안전과 환경 측면 모두 중요하다.  이와 함께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한 정밀하고 완성도 높은 안전 관리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다양하게 발생하는 건설관련 재해재난과 안전사고에 대응하여 국내외 시설물관리 데이터, 안전사고 대응방안 및 공종별 안전 지침 등 데이터의 구축과 분석을 위한 빅 데이터 활용 연구가 시급하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시공 과정과 완공 후의 안전지수 개발, 취약 지역 및 시설물에 대한 설계에서 유지관리까지의 세부 공종별 대응책 마련 등 건설사업 생애 주기형 안전 대책 수립이 가능할 것이다. 

건설의 패러다임이 안전 중심과 유지관리로 변화될 10년, 20년 후를 대비한 중장기 예측 작업과 소요되는 예산 및 관리 체계 구축도 중요하다. 건설안전에 가장 많은 요인을 제공하는 것은 건설사업 추진의 인프라인 예비타당성조사와 지질 및 지반 조사, 설계 등 사업의 선행적 요소들이다. 또한 안전과 품질, 그리고 시공 단계가 개별 사안이 아닌 유기적이고 동적이라는 것을 명심하여 사업 초기부터 안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등 예방적 건설안전 관리체계로 개편되어야 한다. 

공공건설 안전 및 유지관리체계를 유연성과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안전이나 유지관리부문이 성숙되기 전인 지금이 적기다. 건설안전 확보는 개별 사업 특성에 따라 관련 전문가의 기술적 판단을 근간으로 더 넓고 깊은 안전관리 체계 구축과 설계 등 선행 단계의 기술적 판단에 착오가 발생하지 않을 때 가능할 것이다.

소재철 <장한건설대표 원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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