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과 직선 그리고 수평과 수직
곡선과 직선 그리고 수평과 수직
  • 김복현
  • 승인 2014.12.0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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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4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누구나 이맘때가 되면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면서 다가오는 새해 알찬 계획을 설계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과연 미래사회에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잘 가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사안들이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시절에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질문 중 하나가 장차 커서 무슨 일을 할 것이며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던 시절, 장차 훌륭한 대통령이 되든지 아니면 별을 단 장군이 되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당시에 아는 것이 그것뿐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기껏 전하는 말이 큰사람 되라고 하면서 대통령 타령 아니면 장군타령을 전하고 그렇게 들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 당시 먹고살기 힘들어도 꿈을 크게 가지라고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그렇게 지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시대를 넘어 우리 아이들에게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삶의 여유가 생기다 보니 점진적으로 전문 직종에 해당하는 의사나 물리학자, 과학자 그리고 취향에 맞는 분야를 지향하는 방향제시를 하게 되었다. 고통을 당하는 환자들에게 무조건 의사가 되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사회 환경과 과학자가 되어 훌륭한 업적을 남겨 보겠다는 소박한 꿈이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도 과학자도 아닌 연예인이나 가수가 되어야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세상이 너무도 많이 변했음을 절감케 하고 있다. 꿈이란 원래 개인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출생 배경과 성장 환경이 각기 다르기에 미래의 꿈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왜 유독 특정직종과 분야에만 각인하고 그 방향을 선호하게 된 것일까?

  출생배경, 타고난 성품, 성장환경, 그리고 본인의 노력 여부와도 관계없는 분야로 친구가 가니 나도 가야겠다고 ‘친구 따라 강남을 간다.’라는 속담처럼 유행되고 있는 모습에서 이래도 괜찮다고 보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는 아마도 우리사회가 아이들에게 곡선보다는 직선을, 훗날의 걱정보다는 돈의 논리로, 수평보다는 수직의 사고를 키워온 요인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사회분위기가 아이들의 성장 환경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처럼 돌아가는 것 같다. 수직으로 사다리만 빨리 오르면 성공한 삶이라는 인식이 너무도 팽배해진 우리의 사회 모습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매일같이 성공한 자들이 저지르는 부도덕, 탐욕, 범죄, 자살, 그리고 일그러진 얼굴들이 매스컴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우리사회가 지금 무엇인가를 놓치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 종종 든다.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이 남긴 말을 기억해보자. “우리 인간은 자기 자신만의 개인적인 삶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수세기에 걸친 집단정신의 대변자요, 고귀한 희생과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세계라고 하는 극장무대에서 주로 대사 없는 단역 배우 역할만을 담당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겼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가치 없는 것으로 간주할 때 발생하여지는 과정이요 정서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집단정신에서 이탈되거나 제외되었을 때 우리에게 엄습해오는 것이 바로 고통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장애물이 있어서 그 뒷면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지 몰라도 칸막이는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한평생 살아가면서 이 칸막이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만나는 상대편의 공격적이고 멸시적인 언사나 행동 때문에 발생하여지는 큰 상처로 인하여 사건사고가 발생하여지고 있음을 보고 있다.

  마치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에게 물어보면 본 사람도 있고 전혀 느낌조차 없는 사람도 있는 들꽃처럼, 바위틈에 뿌리내린 가냘픈 들꽃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두 손으로 모든 것을 잡아 보려 하지만 항상 잡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과 같다.

 남의 눈에 대단하게 보이는 사람도 자기 내면과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행복한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직선과 수직 편향의식 때문에 우리의 소중한 가치가 사라진다면 안 되는 현대 사회이기에 우리는 언제나 양면을 생각하면서 매사 소중하게 다루어야 할 책무를 모두에게 일깨워 주어야 할 것 같다. 눈 내리는 추운 겨울이다. 따뜻함을 생각하듯이 새로운 도약과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라면서…

 김복현<익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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