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임금이 완주군 동상면 곶감을 즐겼다고 해서 고종시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고종시 마실길이 조성돼 ‘워킹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고종시는 같은 나무를 다른 지역에서 심으면 씨가 생기지만 동상지역에서는 토양을 비롯해 기후·지형 등의 영향으로 씨가 없어 먹기에도 좋다.
완주군 소양면 위봉산성에서 동상면 거인마을로 이어지는 총 18km인 고종시 마실길은 조선시대 궁주에 진상될 정도로 맛이 뛰어난 동상면의 특산품인 고종시 곶감의 생산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편집자 주>
고종시 마실길 주변에는 감나무 밭과 감 수확장소, 감 깎는 공간, 곶감 건조시설, 진공 포장기, 냉동창고 등이 조성돼 초·중학생들에게 체험현장으로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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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시 마실길은 1~2코스로 나눠진다.
이 가운데 1코스(11.5km)는 위봉산성-(0.4km)-위봉마을- (0.6km)-위봉사(0.8km)-위봉폭포- (3.7km)- 송곶재-(1.2km)-시향정전망대-(3.5km)- 다자미마을-(1.3km)-학동마을까지다.
또 2코스(6.5km)는 학동마을-(0.2km)- 보호수(쉼터)- (3.4km)-대부산재-(2.9km)- 거인마을까지 이르는 구간이다.
고종시마실길 시향정에서는 소중한 분에게 편지를 써서 다자미마을에 설치된 우체통에 편지를 넣을 수 있는 등 추억거리도 만들어져 있다.
시향정(시향정)은 언제나 찾아도 포근하게 반겨주는 고향집 같은 곳이다.
어머니가 은슬을 꿰어 역어 주신 감꽃 목걸이를 하고 사랑과 웃음이 가득한 동네 길목길을 따라 뛰어다니던 한 폭은 그림 같은 곳이다.
시리도록 그리운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들판과 구국구국 산비둘기 울음소리가 함께하는 시향정에서 몽게몽게 피어오르는 구름도 살짝 안아봐도 좋을 듯 한곳이다.
시향정(枾香亭)은 감나무시(枾), 향기향(香), 정자정(亭)으로 감나무 향기를 느끼면서 언제든 누구든지 고향집 뜨락처럼 아늑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기를 염연해서 만든 정자이다.
송곶재를 거쳐 다자미 마을을 가는 길은 느릿하게 구불구불 길이 이어지고 산세가 아름답다.
다자미마을을 지나면 깊은 숲 학동마을 청국장을 살수도 있다.
완주군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 농촌노인에게 알맞은 일거리를 제공하기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실길 인근에는 위봉산성을 비롯해 위봉사, 위봉폭포, 금낭화 군락지 등 풍부한 생태문화자원도 많다.
고종시 마실길이 조성된 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길걷기 동호회 회원 등 120여명이 참가해 소양면 위봉사를 출발해 동상 학동 청국장마을까지 10.5km를 걸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길걷기 동호인들은 위봉사와 위봉폭포를 탐방하고 유명 시인과 함께 걸으면서 시조짓기 시간을 갖는 등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닌 감성과 느낌이 있는 길 걷기 행사로 한차원 높여 오래 기억될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걷기대회 참가자 들은 “쾌적한 탐방여건에서 가을단풍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다채로운 체험행사로 이루어져 아주 뜻 깊었다”며 “새로운 길문화를 창조하는 행사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변 볼거리
▲다자미마을:옛날 손이 귀하고 특히 딸보다 아들을 낳으면 귀한 대접을 받던 이 마을에서 아들이 많이 태어났다.
아들을 낳고 싶어서 일부로 이사를 올 정도로 유명하며 다자미라는 지명을 얻었다고 한다.
이 마을이 워낙 산세가 깊어 일찍 해가 지는 것이 다산의 비결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학동마을: 학동마을은 환경부가 지정한 자연생태 마을이다.
농촌진흥청 지정 농촌건강 장수마을인 학동마을은 마을 공동으로 청국장을 생산·판매하는 청국장 마을로 유명하다.
마을 주민들은 논에 벼 대신 콩을 심고 자체 수매해 청국장을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금은 세대별로 공동분배하고 있다.
또한 이마을은 오랜 기독교 역사를 품고 있는 마을로 110여년 역사를 가진 학동교회가 있다.
▲거인마을:거인마을이라는 이름 지어진 유래는 마을에서 어질고 큰 사람이 많이 나오길 염원하며 지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인근에도 묵계마을과 떡과 바위 필동(筆洞), 벼루소 등 선비를 의미하는 이름을 가진 곳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은 예로부터 인재들을 소중히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고품질의 친환경 고종시 곶감과 복분자·오미자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완주=김경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