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터전
농촌은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터전
  • 이한교
  • 승인 2014.11.2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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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농촌은 10명 중 4명 가까이 65세 이상으로 점차 고령화 가속화 되고 있다. 지난 2000년도 14.7%에 머물렀던 65세 이상의 노인이 지난해는 37.3%로 급상승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라면 2050년이 되었을 땐 농촌이 무너지게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참으로 심각한 일이다. 단순히 우리의 농촌이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더 각박한 세상이 될 거라는 얘기다.

  농촌은 단순히 먹거리만을 생산하는 공급처가 아니다. 국토의 수질과 공기를 정화하고 삶의 활력을 주는 무한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마치 인체의 심장과 같은 곳이며, 삶의 안식처로 지친 육신의 고달픔을 풀어줄 수 있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곳이다. 이를 경제적인 가치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정책을 펼치는 것은 결국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 될 거라는 얘기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미래의 농촌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GDP의 2%에 불과한 농업을 지키기 위해 농업 소득의 40%에 해당하는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일본은 국제 사회에서 보호주의라는 비난 속에서도 농업 보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농업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농촌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이유는 농업정책을 정치 생명 연장카드로만 활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래 없는 농업포퓰리즘(농업 인기정책)으로 농민을 기회주의자로 만들고 있다. 요즘 화두가 되는 농생명산업 정책도 농민이 빠진 정책이 된다면 농촌의 붕괴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몰매를 맞더라도 안정적인 정책으로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먼저 농촌 고령화에 대한 해결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둘째, 미래 식량 무기화를 대비한 구체적인 대안을 밝혀야 한다. 셋째, 정부는 FTA를 농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옳다면 인내를 가지고 설득하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꼼꼼히 설명해줘야 한다. 끝으로 경쟁력 있는 과학영농이 이뤄지도록 농업기술과 첨단 장비를 지원해 줘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가 선행되어야 불안한 농심이 안심하고 농촌에 깊게 뿌리를 내릴 것이다.

  지금 우리의 농촌은 고령화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여기다 일손도 모자란 판에, 피와 땀으로 수확한 농작물을 훔쳐가는 도둑들이 설치고 있다. 여기다 만병통치와 건강식품이라며 속이고, 전화금융사기로 현금을 갈취하거나, 효도관광 시켜준다며 엉뚱한 곳으로 유인하는 악덕 상술에 무방비로 농락하고 있지만, 노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다.

  뒤돌아보면 지금 남아있는 농촌의 고령의 어른들은, 자식을 굶기지 않으려고 첫닭이 울기 전 나뭇짐을 지고 내다 팔았다던 우리의 부모다. 그 가난하고 형편이 어려워 삯바느질, 품앗이, 지게질, 논농사, 밭농사로 무릎이 망가지면서까지 아들(경제발전의 주역)을 거둬 먹였던 농촌, 지금 이 농촌이 갈수록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분명히 많은 학자의 예언처럼 머지않은 때에 식량은 무기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로 인하여 치열한 식량 전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농촌을 현재 경제적인 가치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선진국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농촌을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더 늦기 전 젊은이가 농촌으로 향하도록 확실한 희망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농촌은 우리 삶의 안식처로서 보호받아야 할 공간이다. 균형발전과 자연보호로 삶의 질을 배가하는 마당이다. 농촌은 우리에게 우리 토종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유일한 땅이며, 어머니의 품속 같은 삶의 터전이다. 이를 무시하고,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농촌을 포기하면, 우린 미래의 식량 전쟁에서 패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식량자원이 풍부한 나라의 지배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이한교<한국폴리텍V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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