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살리는 관광자원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먹거리 살리는 관광자원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 송재복
  • 승인 2014.11.26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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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한옥마을을 가면 몇 가지의 성향(trend)을 알 수 있다. 하나는 한옥마을 찾는 사람의 80% 이상이 젊은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먹기 위해 줄서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먹거리 상가가 많다는 점이다. 이제는 주중에도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또 다른 요소다. 한옥마을이 갖는 이러한 특징 때문에 우리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다른 한편으로 이렇게 되면 한옥마을이 언제까지 갈까 하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행정당국은 너무나 많은 사람과 상가 때문에 오히려 한옥마을의 위기라고 하여 정책적 고민까지 한다. 그러한 대응조치로 최근 한옥마을 내에서 대형행사를 줄이고 점점 차 없는 곳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안을 내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가 짚어볼 것은 도시재생으로 성공한 한옥마을이 과연 우려할 만한 곳인가, 위기라고 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한옥마을의 현 상황을 긍정적이며 창조적인 측면에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인가이다.
 

 트렌드를 읽어야

 한옥마을을 가면 사람들로 엄청나게 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도 주로 젊은이들이다. 전국의 어느 곳을 가 봐도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서 붐비고 줄을 서는 곳은 없다. 수학여행지로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온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한옥마을이 보이는 이러한 진풍경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할 것은 오는 사람이 거의 20대라는 점이다. 여기에 우리의 정책적 판단이나 가치부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젊은이들이 많이 온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우리가 한옥마을을 고민하고 우려할 때 간과하는 것은 이들 젊은이들을 정책적 판단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로서 젊은이들이 가진 생각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처방이 없다는 점이다. 쉽게 표현하면 50-60대가 그들의 생각과 기준으로 한옥마을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대책만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문제의 정확한 진단과 창조적 생각에 한계를 있다는 이야기이다.

  젊은이들이 한옥마을을 찾는 것은 한옥이 갖는 곡선의 아름다움과 골목골목이 보여주는 고즈넉한 모습이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길거리에 먹거리 상가가 많다는 것에 우려하고 심지어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한옥마을에 먹는 상가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한옥마을에 먹거리가 없이 전주의 역사와 전통을 보기위해 그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찾아올까 하는 것이다. 20대 젊은이들은 데이트하면서 먹거리를 즐기는 관광을 한다. 테이크 아웃식(take out)의 먹거리가 많이 팔리는 것은 그것 때문이다.

  한옥마을의 상가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에게 맞는 볼거리와 먹거리 시장을 만들어 준 곳이 한옥마을이다. 먹거리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전주한옥마을이 오히려 우리나라 20대의 먹거리를 주도하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상가들이 하는 호객행위나 바가지, 불량식품, 어느 경우 골목까지 먹거리를 판매하는 것은 규제되어야 한다. 최근 들어 한옥마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곳은 전통시장, 야시장이다. 한옥마을의 외연확대로서 전통시장, 야시장이 젊은이들의 볼거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기서도 주목할 것은 이들 시장에도 풍부하고 소탈한 먹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한옥 식당클러스터 조성

 한옥마을의 성공은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이 성공하자 전국의 많은 시도가 한옥중심의 관광자원화에 돈을 쏟아 붇고 있다. 경쟁적으로 한옥단지, 한옥타운을 만들어 지역명소화 작업은 물론 이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전주한옥마을은 이제 새로운 차원의 정책적 판단과 도약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는 보다 많은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쏟아져 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지속적인 외연확대를 모색하여야 한다. 그것은 한옥마을의 다변화이다. 한옥마을 중심으로 인근의 볼거리 확장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더 적극적으로는 제2의 한옥마을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먹거리를 중심개념으로 하여 한옥 식당클러스터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한옥으로 하되 전국의 유명 맛 집을 집적하여 먹거리의 본 고장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는 우리만의 특색을 살려가는 관광 자원화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송재복<호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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