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중 발저림 말초동맥질환 의심해 봐야
걷기 중 발저림 말초동맥질환 의심해 봐야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4.11.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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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운동을 즐기던 김모(60)씨는 최근 새벽 산책을 하다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갑자기 주저앉았다. 갑작스런 증상에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한 결과 김 씨에게 내려진 병명은 말초동맥질환. 주로 심장 관상동맥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동맥질환이 다리의 말초혈관에 생긴 것이다.

  말초동맥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과 고혈압으로 주로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자주 발생하며 당뇨병, 과체중, 운동부족, 고지혈증 등이 관련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9월부터 겨울까지 환자가 집중되고 있어 말초동맥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전북대학교병원 간담췌이식혈관외과 황홍필 교수의 도움말로 말초동맥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말초동맥질환이란

 말초동맥질환은 일반적으로 여러 원인에 의하여 상하지혈류에 장애를 일으켜 나타나는 질환을 일컫는다. 동맥혈류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죽상동맥경화증이 있으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이 위험인자다. 또한,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은 상호 연관성이 있어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말초혈관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는 약 30%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관상동맥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는 30~5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증상과 진단방법

 초기 증상은 다른 혈관질환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없다. 그러나 사지에 혈액공급이 충분하지 않게 되면 보행 시나 심한 운동을 할 때 팔과 다리 근육의 저림이나 당기는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는 증세가 없다가 오르막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경우 다리 저림 증세가 발생하며 근육통증을 동반한다. 그러다 휴식을 취하면 잠시 후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증세가 가라앉았다가 다시 걸으면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파행성 보행(Claudication)이라고 한다. 말초혈관질환의 가장 대표적이고 뚜렷한 증상으로 부족한 혈액 공급 때문에 하지의 장딴지 발등, 뒤꿈치, 발가락 등에 세균 감염이 잘 생기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절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문진 및 이학적검사 시행 후 발목상완지수 (Ankle-brachial index)나 도플러 초음파 (Doppler ultrasound) 검사 상 이상이 있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CT나 MRI, 혈관조영술을 통해 진단을 하고 병변의 위치와 혈관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만일 사지의 허혈로 인한 냉감이나 감각 이상, 피부색의 변화 등을 동반한 경우 신속한 진단을 통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법

 말초동맥질환의 치료는 위험인자 조절 및 운동, 약물치료, 경피적혈관 내 치료(풍선혈관성형술, 스텐트 삽입술, 혈전용해술 등), 수술적 치료(팻취혈관성형술, 혈전제거술, 동맥우회술)로 나눌 수 있다. 어떠한 치료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금연, 체중조절, 당뇨관리, 혈압관리, 적절한 운동 등의 위험인자 조절이다.

 특히 운동요법은 파행증의 증상 개선과 통증 악화까지의 보행거리 연장, 최대 산소 소모량 증진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보행 운동이 권장되며 일주일에 3회 이상, 파행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걷고 증상이 없어지면 다시 걷는 것을 반복하여 총 운동 시간이 30분 이상이 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약물 치료는 항혈소판제제인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실로스타졸 등이 사용되며 파행 없는 보행거리 개선에도 일부 사용되나 일반적으로 경피적혈관 내 치료 및 수술 후 재발방지를 위해 사용된다.

 경피적혈관 내 치료는 적절한 약물 치료와 재활치료에 환자의 통증이 반응하지 않는 경우, 파행증으로 정상 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 병변이 시술의 위험도가 적고 성공의 확률이 높은 경우, 휴식기 통증, 허혈성 궤양, 괴사가 있는 경우 첫 번째 치료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경피적혈관 내 치료는 대부분 부분적이고 짧은 병변의 협착이나 폐쇄 병변에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수술적 치료 전 대부분의 말초혈관 질환에서 일차적 치료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서도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좁아지거나 막힌 병변 혈관이 길거나 다수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경우, 석회화 된 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 성공률이 낮고 조영제에 의한 신기능 장애, 혈관 파열, 혈종, 혈관 박리 등의 시술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수술적 치료가 더 권장된다.

 수술적 치료는 최근엔 경피적혈관 내 치료가 실패한 경우 시행되며 자가정맥 혹은 인조혈관을 이용하여 동맥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동맥우회술이나, 좁아진 혈관을 팻취를 이용해 교정하는 팻취혈관성형술, 혈전색전제거술 등이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세가 허리디스크로 인한 다리 저림, 무릎이나 고관절의 관절염 등으로 오해되어 물리 치료나 통증 치료만 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혈관이 완전 폐쇄되어 다리를 절단하여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혈관전문의사와의 면밀한 상담이 필요하며, 특히, 당뇨병, 흡연자, 고지혈증, 뇌졸중이나 협심증 등의 질환이 있다면 더욱 더 주의가 필요하다.
 

  “말초동맥질환 있어도 운동해야”
전북대병원 간담췌이식혈관외과 황홍필 교수
 
 말초동맥질환은 일단 시작되면 나빠지는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병 초기엔 자각증상이 거의 없지만 병이 진행돼 혈관이 심하게 막히면 염증이 생기고 썩어 들어가 해당부위를 절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허리나 관절에 이상이 없는데 다리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말초동맥질환자들 중에는 다리가 아프고 저리다는 이유로 운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막힌 혈관 주위로 작은 곁가지들이 커져서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한 번에 최소 30~45분, 1주일에 3~4회, 12주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걸으며,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근육이 조금씩 적응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말초동맥질환이 발병하면 진행을 억제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고혈압·고지혈증·혈당 등을 관리하는 것이 말초동맥질환을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는 가장 놓은 방법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말초동맥질환 발병 위험이 20배 이상 높기 때문에 끊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적절한 체중유지, 섬유소 섭취, 포화지방산 섭취의 제한 등도 도움이 된다.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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